은성수 "금감원과 사모펀드 전수조사 검토, 10년 걸리더라도 필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6월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2020' 전시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최근 벌어진 사모펀드 환매중단 등 사태에 대응해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봤다.

은 위원장은 23일 KDB산업은행이 주최하는 신생기업 전시행사 '넥스트라이즈2020'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났다.

최근 벌어진 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의 대응계획을 묻는 질문을 받자 은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이 해당 문제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자본시장에서 신뢰가 중요한 만큼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점검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모펀드 52곳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벌였고 재발 방지를 위해 규제 강화방안도 내놓았다.

은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도 비슷한 사태가 재발한 배경을 놓고 금감원 조사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감원 역량을 금융지원 분야에 집중했고 현장조사를 벌이기도 어려워지다 보니 검사를 진행하는 데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금감원이 대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방역수칙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검사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약 1만4천여 개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10년이 걸린다고 해도 사모펀드를 모두 점검하는 일이 한 번은 필요할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금감원과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뿐 아니라 P2P금융과 크라우드펀딩 관련된 기업도 금융위와 금감원 검사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은 위원장은 "금융당국에서 여러 고민이 있지만 일을 키우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전체적으로 조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불법사금융 등 분야도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답보상태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한 자리에 불러서 중재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은 위원장은 “이동걸 회장이 잘 하고 있다”며 “채권금융기관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동걸 회장이 그런 데 관련해서 정부 지시를 받고 하는 사람도 아니다”며 “이 회장이 SOS를 치면 모를까 아직은 나설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