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06-11 16: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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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앱지스가 항암 항체 치료제를 개발해 적자행렬을 끊어낼 수 있을까?
기술수출 등의 성과로 흑자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 이석주 이수앱지스 대표이사.
11일 이수앱지스에 따르면 온라인방식으로 열리는 ‘바이오 디지털 2020’에 참가해 이수앱지스가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글로벌 제약회사와 다양한 상업적 모델을 논의하고 있다.
바이오 디지털 2020은 미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산업 분야의 글로벌 콘퍼런스로 올해에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이수앱지스는 항체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2001년에 설립된 바이오기업으로 이수그룹의 자회사다.
이수앱지스는 바이오 디지털 2020에서 특히 신약 후보물질 'ISU104'와 관련한 글로벌 제약회사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ISU104는 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속하는 ‘ErbB3’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 항체치료제 신약 후보물질로 두경부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ISU104 임상1상 연구가 2018년 정부로부터 범부처전주기 신약 개발사업 지원대상에 선정돼 23억여 원을 지원받는 등 ISU104는 개발 성공 기대감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로 꼽힌다.
ISU104는 현재 임상1상 후반부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8년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호주, 러시아, 캐나다, 대만 등 6개 국가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제약·바이오시장 조사기관인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2024년 두경부암 치료제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약 37억 달러(4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앱지스가 추가로 적응증 확장을 시도하는 유방암과 대장암시장 규모는 각각 355억 달러(42조5천억 원)와 78억 달러(9조3천억 원)로 추정된다.
이수앱지스는 항암 항체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면서도 B형 혈우병, 발작성 야간혈색 소뇨증 등의 희귀질환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도 발굴했다.
B형 혈우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ISU304(DalcA)'도 올해 4월 임상2b상이 완료됐다. 공동개발사인 미국 제약회사 카탈리스트바이오사이언시스는 ISU304(DalcA)에 관한 유럽 특허를 올해 5월에 취득했다.
이수앱지스는 심근경색 등을 방지하는 항혈전제 ‘클로티냅’(2006년),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2012년),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2014년) 등의 희귀의약품도 개발했다. 희귀의약품 3종의 2019년 한 해 매출은 약 200억 원가량이다.
이석주 대표는 3월 국내 한 방송에 출연해 “이수앱지스는 항체 및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고 관련 기술력을 강화하며 신약 개발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7년 대표에 올랐는데 최근 3년 동안 영업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어 부담을 크게 안고 있다.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2020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적자회사는 반드시 흑자로 전환하고 각 회사 모두 독자적으로 생존 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수앱지스의 영업손실은 2017년 80억 원, 2018년 126억 원, 2019년 158억 원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20년 1분기에도 4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수앱지스 측은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이 진행되며 관련 비용이 증가해 연구개발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앱지스의 연구개발비는 2017년 102억 원, 2018년 131억 원으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각각 52%, 78%였다. 2019년에는 매출 210억 원 가운데 연구개발비로 174억 원을 투자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83%까지 상승했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김상범 회장이 2019년까지 이수앱지스 대표이사를 맡는 등 바이오업계에 관한 이해가 밝다”며 “적자가 늘어나는 것은 부담이지만 신약을 개발해 기술수출 등 성과로 흑자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