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주 이익환원 정책으로 자사주 매입만 선택할 경우 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주주들의 이익환원 요구에 부응하려면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등 적극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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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없이 자사주만 매입할 경우 주가상승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주주들의 이익환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왔다.
삼성전자가 매입한 자사주는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사주를 매입해도 소각하지 않는다면 주당 가치가 높아지지 않아 주주들의 실망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4분기 연속으로 경영실적을 개선하면서 주주들의 이익환원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로서도 배당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은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2015년 기말배당은 올해 경영여건과 투자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말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승계를 앞둔 만큼 시장의 신뢰를 더욱 얻기 위해서도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한 만큼 삼성전자가 주주 이익환원 정책으로 무엇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능력에 대한 신뢰성은 실적, 신성장동력 사업, 주가 등을 통해 결정된다”며 “삼성전자가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변환을 앞두고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로 주주들의 이익환원 정책이 미흡한 점도 한몫을 한다고 파악한다.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62조 원에 이른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50조 원이나 증가한 수치며 역대 최대규모다.
삼성전자는 배당성향을 지난해 5.2%에서 12.5%로 올렸다. 그러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글로벌 IT업체들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삼성전자는 8일 3분기 잠정 영업이익 7조3천억 원이라는 깜짝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8.69% 오른 125만1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여전히 올해 3월 주가였던 150만 원대와 격차가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