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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원내대표가 8일 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박영선 의원이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박 의원은 8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전병헌 원내대표의 뒤를 이어 원내대표가 됐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원내대표 도전자는 박영선 의원 외에 노영민 최재성 이종걸 의원 등 총 네 명이었다. 박영선 의원과 노영민 의원이 결선투표에 올랐다.
1차투표에서 박영선 의원은 128표 중 52표를 얻어 2위 노영민 의원의 28표를 크게 따돌렸지만 과반 획득에 실패했다. 결선투표에서 박영선 의원이 69표를 얻어 10표 차이로 노영민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가 됐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에 놓인 많은 과제를 의원들과 상의하고 의논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울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이 새로운 변화,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 때”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앞선 후보연설에서 “정부와 여당이 바른 길을 가면 협조하고 그렇지 못하면 국민을 대신해 견제하고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당당한 야당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이제 일어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의원의 대여 강경 노선을 예상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박 원내대표는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초재선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 신주류의 지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소신이 강하고 고집이 세다는 평을 듣는다. 이런 성격 때문에 박 원내대표는 올해 초 법사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재벌특혜법이라고 주장하며 상정을 거부하기도 했다. 당시 새해 예산안과 연계해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박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으로 이를 막은 것이다.
결국 새해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1일 새벽에 처리됐다. 이를 놓고 여당은 법사위원장으로서 직무유기이자 월권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인투자촉진법은 한마디로 정경유착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맞장 토론을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2004년 MBC 아나운서에서 열린우리당 대변인으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3선을 거치면서 금산분리법 통과를 이끌어 재벌개혁에 앞장섰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지만 야권통합후보를 세우는 과정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밀렸다.
박 원내대표는 2012년 여성 최초로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고 여성 최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되기도 했다.
다음은 박 원내대표와 일문일답 내용이다.
- 세월호 국정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특검 추진 계획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관계 설정은.
"실종자들을 찾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 그런데 그 노력을 가능한 빨리하고 이제 세월호 대책을 만드는 세월호 국회가 돼야 한다. 그래서 5월국회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 세월호 문제는 어느 특정 상임위원회에만 걸쳐있는 문제가 아니다. 안전행정부 그리고 해양수산부, 법무부 등 여러 부처에 걸쳐있는 문제다. 5월 국회를 여는데 여당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요구에 행동하는 것이 바로 국회다. 5월 국회를 빨리 열어서 가슴먹먹한 국민들이 답답해하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
- 지방선거 앞두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선거에서 국민들에게 새정치연합에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인지 누구를 위한 정당인지 보여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우선순위는 첫번째 세월호 수습과 대책, 두번째는 을을 위한 정당이다. 갑의 횡포를 막아주고 국민들을 지켜주고 함께하는 그런 정당이라는 것을 앞으로 의원들과 함께 원내를 통해 보여줄 것이다."
- KBS 수신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KBS 수신료 인상안을 기습처리하려는 움직임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신료는 국민들이 TV를 보면서 국가 공영방송에 대한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일종의 세금같은 것이다. 수신료의 의미는 KBS가 과연 대한민국 국민에게 공정한 방송을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 이완구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빨리 원구성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구성 문제도 2기 국회에서 중요한 문제다. 신속하게 할 것이고 정부여당이 올바른 길을 가면 적극 협조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국민을 대신해 단호히 견제하고 감시할 것이다."
- 선명한 야당, 당당한 야당, 존재감 있는 야당을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키워드가 4가지가 있다. 경제민주화, 통일, 복지, 정의다. 이 4가지 키워드들에 의해 지켜야 할 법은 반드시 지키고 그렇지 않을 법은 과감히 바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