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업체들이 1분기에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쇼핑 확산에도 이익 감소를 겪는 등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
다만 이커머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범위가 젊은층에서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된 만큼 코로나19 이후에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남기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이커머스업계 실적을 종합해 보면 2020년 1분기 실적을 내놓은 11번가와 인터파크는 각각 1년 전과 비교해 적자전환하거나 영업손실폭이 커졌다.
11번가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흑자를 노리고 있는데 1분기에 영업손실 48억 원을 봤다.
인터파크는 영업손실 13억6천만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업체들이 1분기에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났지만 기존에 이커머스업체들의 수익을 책임져주던 전자제품, 레저용품 등이 아닌 단가가 낮은 식품이나 생필품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마스크와 함께 즉석밥, 통조림 등 식음료와 생필품 등은 1분기에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낮지만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신선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송비용 부담이 커진 점도 이커머스업체들의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쿠팡, 티몬, 위메프, 이베이코리아, 마켓컬리 등 주요 이커머스업체들이 아직 1분기 실적을 내놓지 않았지만 11번가 및 인터파크와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일이 많아졌지만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적은 셈이다.
다만 이커머스업체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단순히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회로 보기보다는 각 업체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시기로 보고 있는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고객들의 연령대는 주로 20~30대에 치중됐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40~50대들도 온라인 쇼핑을 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상황이 정상화가 되면 상대적으로 억제됐던 소비심리가 커지면서 여가, 레저, 패션, 뷰티, 여행 등 전방위에 걸쳐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커머스업체들은 그때를 위해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급물살을 탄 비대면소비문화가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더 커진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한 셈이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고객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붙잡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 도입, 위메프의 마트물품 당일배송 서비스 추진, 마켓컬리 생활가전 상품군 확대, 티몬의 V(방송)커머스 강화 등 4월부터 거의 모든 이커머스업체들은 기존 차별화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데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빠르게 자리잡고 롯데그룹의 롯데ON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업체들의 생존경쟁은 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이머커스업체들은 대부분 2분기에 소비 회복을 예상하며 물량확보 및 배송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생존을 걸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