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04-17 16: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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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여성노동자 출신의 인권변호사'.
4.15총선 부산시 해운대구을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서 지역구 현역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꺾은 김미애 당선인의 입지전적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 미래통합당 김미애 당선인.
17일 부산 정치권에 따르면 김미애 당선인의 승리 요인으로 어린 시절부터 어렵게 자라 노동자, 자영업자를 거쳐 변호사가 되기까지 온몸으로 겪었던 '공정의 가치'를 선거운동 과정에서 내걸었던 점이 꼽힌다.
김 당선인은 당선소감에서도 공정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16일 내놓은 당선 소감문에서 "무너진 공정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위기의 경제를 구하는데 노력하겠다"며 "사회적 약자 배려와 권익 향상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14세 때 어머니를 여의었고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 때 학업을 멈추고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 태광산업의 방직공장에서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잡화점원, 초밥가게 주인 등을 거쳐 29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동아대학교 법학대학 야간대학에 입학해 34세의 나이로 2002년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동하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여성변호사들로 구성된 로펌 한울을 세워 부산지방변호사회가 성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미투지원단을 이끄는 등 여성 권익 보호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국선변호사로 15년 동안 고아, 비행소년, 성폭력이나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 장애인을 위한 760건이 넘는 변론 활동을 펼쳤다.
김 당선인은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선거 과정에서 공정을 강조하며 '자녀 특혜 의혹' 등 위선적 행태와 관련한 논란에 휩싸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자신을 비교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는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대조되는 제 삶의 궤적이 당선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자유한국당 해운대구을 당협위원장으로 있던 2019년부터 '조국 사퇴' 촉구 메세지를 내며 공정의 가치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 공약에도 삶을 반영한 내용을 담았다.
김 당선인은 입양한 딸과 함께 백혈병으로 떠난 언니의 아들도 거두고 있는 만큼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정보호, 미혼부모 지원 등 양육시스템 개선의 공약을 내놨다.
김 당선인은 2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자, 자영업자, 변호사로 살면서 지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제2 센텀산업단지 조성, 해운대구 청사 이전, 구 한진CY 부지 개발, 재송동 전봇대 개선, 일신여객부지 공영주차장 설치, 반여동 도시재생사업, 해운대 수목원, 미래인재개발원(가칭) 유치, 흙과 모래와 나무 등이 있는 놀이터 만들기 등 지역에서 오래 살며 활동해온 경험이 녹아든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