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수주에 성과를 내고 있어 올해 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미포조선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노조가 19년만에 파업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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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환구 현대미포조선 사장. |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8월 이후 13척의 선박 수주 계약을 맺었다.
현대미포조선은 8월 PC선 4척, LPG운반선 4척, LEG운반선 1척, 자동차운반선(RORO) 2척 등 모두 11척 6749억 원의 선박을 수주했다. 특히 27일부터 31일까지 7척을 몰아 수주하며 단숨에 수주고를 올렸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달 들어서도 수주행렬을 이어갔다. 4일 마샬아일랜드 소재의 선사와 차량운반선(PCTC) 4척을 3437억 원에 건조하기로 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초 30억 달러(약 3조6천억 원) 규모의 수주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7월까지 수주는 14척, 6억8천만 달러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8월 이후 한달만에 7월까지 누적수주액을 뛰어넘는 수주에 성공하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은 남은 하반기에 수주 모멘텀이 강할 것”이라며 “연간 80여 척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도 “현대미포조선 8월 수주는 주목할 만하다”며 “환율상승과 후판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은 노사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지난해까지 18년 동안 무파업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무파업 기록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7일부터 11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하는 것은 11년만이다.
노조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회사가 협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임금 12만6276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임금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 노조와 시각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노조와 거리를 좁히지 않고 회사 측의 주장을 내놓으면 갈등을 키울 수 있어 신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미포조선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임금 동결안을 제시해 노조와 격렬히 대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같은 그룹이기는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4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했다”며 “조금이라도 나은 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마저도 노조 주장과 차이가 크다”며 “노조가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노조 측에 협상 재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앞서 부산지방노동청은 8일 현대미포조선의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처분을 내려 노사간 성실하게 교섭할 것을 명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