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쟁당국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놓고 2차 본심사에 들어갔다.
20일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일본의 기업결합 심사기관인 공정취인위원회가 19일부터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2차 본심사를 시작했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는 앞서 2월25일 한국조선해양이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수리하면서 1차 심사를 시작한 뒤 빠르게 2차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워낙 큰 기업들의 결합이다 보니 각 나라의 경쟁당국들이 꼼꼼하게 심사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애초부터 일본에서도 2차 심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 정부기관과 조선업계가 이 기업결합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 만큼 일본의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한국 조선업계에서 나온다.
이에 앞서 1월 일본 국토교통성은 한국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적 자금을 투입해 조선사들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이 제소에는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2019년 6월19일 사이토 다모쓰 일본조선공업회 회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압도적 조선그룹이 탄생하는 것은 시장질서에 매우 위협적”이라며 “각 나라 경쟁당국이 이 기업결합을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유럽연합, 카자흐스탄 등 6개 나라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심사 신고서를 냈다. 현재까지는 이들 가운데 카자흐스탄만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2019년 7월 한국조선해양이 가장 먼저 기업결합 신고서를 낸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 경쟁소비위원회는 2020년 2월부터 2차 심층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5월 결론을 내기로 했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7월로 결정을 미뤘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