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프랑스 에어버스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고 내부감사에 착수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경영진은 프랑스 에어버스로부터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즉시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불법행위가 확인된다면 모든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시켜 회사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는 민·형사상 조치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및 반도그룹 주주연합(주주연합)은 6일 대한항공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에 조원태 회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주연합은 당시 리베이트 의혹의 근거라며 영문으로 된 프랑스 고등법원의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3차례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와 항공기 구매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에어버스는 계약을 대가로 대한항공 임원들에게 1500만 달러 규모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차례에 걸쳐 1450만 달러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8일 ‘조현아 주주연합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의혹 주장에 대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주주연합이 제시한 문서는 검찰과 에어버스 사이에 체결된 사법적 공익 관련 합의서로 파리고등법원에 제출해 유효함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에어버스의 기소면제를 목적으로 한 양자 간의 합의일 뿐 사실관계와 관련한 사법부의 판단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대한항공의 해명을 두고 주주연합은 9일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주주연합의 입장’을 통해 “대한항공은 불법리베이트 수수 과정에서 어떠한 내부적 통제시스템도 동원하지 못했고 현재도 실질적 조사 없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원태 회장 측과 주주연합은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한 여론전은 3월27일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