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이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고객 맞춤형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는다.
현재 성과를 내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의 '전문관'을 전국 점포로 확대하고 자체상품 브랜드를 개발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8일 신세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점에 '생활 전문관'을 도입한 데 이어 지하 2층에 '영패션 전문관'을 연다.
영패션 전문관에는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 '스타일 쇼케이스', 유명 작가 아트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팩토리 스토어' 등이 입점한다.
영등포점은 신세계 전체 점포 가운데 20대 고객 비중이 13.2%로 가장 높은 지점인 만큼 이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전문관을 확대한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 개점하거나 재단장을 마친 대구점과 서울 강남점, 부산센텀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9개 점포에도 전문관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차 사장은 이미 전문관에서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8월 영등포점에서 국내 백화점업계으로는 처음 한 건물 전체를 '생활 전문관'으로 꾸몄다. 과거 백화점 맨 위층에 있었던 리빙관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기존 백화점은 일반적으로 패션 잡화를 중심으로 상품 기획을 꾸렸는데 이런 관념을 깬 것이다. 여기에 백화점 지하에 있는 식품관을 1층으로 끌어올린 것도 화제가 됐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정확한 매출을 비교하기 어렵지만 개점한 직후 매출을 살펴보면 기존보다 3배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면적이 70%가량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20~30대 고객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 백화점 고객 다변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온라인 유통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20~30대 고객들이 백화점보다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고객 다변화는 국내 백화점이 안고 있는 과제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년 상반기에 대전에 신규 점포를 선보인다. 2016년 대구점 개점 이후 5년 만의 신규 출점으로 6300억 원의 돈을 투자한다.
대전 사이언스 콤플렉스라고 이름붙인 신규 점포는 연면적만 28만3466㎡에 이른다.
대전의 지역 특성을 살려 과학과 문화, 여가 등을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즐길 거리를 만들어 두고 백화점에는 명품 브랜드를 대거 넣을 계획을 세워뒀다.
대형점포인 만큼 이 곳에도 전문관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문관을 넣은 대형점포인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내면서 가파른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점에는 주변에 5성 호텔과 서울 강남터미널 등이 들어선 점을 감안해 명품 편집숍 느낌으로 전문관을 꾸렸다. 예를 들어 신발 전문점이라면 명품 신발 상품을 모아 놓는 것이다.
차 사장은 매장을 채울 고객 맞춤형 콘텐츠 확보에도 집중할 계획을 세웠다.
이미 기존에 나온 상품들은 차별성이 없기 때문에 직접 백화점에 방문하는 고객들의 선호도를 분석해 이들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내놔야 백화점으로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신세계 자체상품 브랜드인 '분더샵 카마치에'에서 여성 상품까지 확대했다. 분더샵 카마치에는 맞춤 셔츠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로 기존에는 남성 고객들만 상대해왔다.
캐시미어 브랜드 ‘델라라나’도 지난해 여성복 자체브랜드인 'S' 와 통합해 상품군을 확대했다. 델라라나는 메가브랜드 기준인 매출 1천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는 2018년부터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신기록을 새로쓰고 있어 차 사장으로서는 이런 증가세를 이어가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따라 백화점 재단장이나 상품 구성 기획(MD) 등의 작업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