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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 |
골드만삭스가 국내 투자자문업에서도 손을 뗀다.
골드만삭스는 운용자산 수입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전직 임원이 ‘작전’ 개입 의혹으로 검찰수사까지 받자 한국에서 자산운용업을 서둘러 정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투자자문(구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21일 투자자문업 자격을 반납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21일 골드만삭스투자자문의 투자자문업 폐지 사실을 공고했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투자자문은 7월23일 투자자문업 폐지를 금융감독원에 신청했다.
골드만삭스는 2012년 11월부터 한국에서 자산운용 철수작업을 진행해왔다.
옛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2012년 11월 철수를 결정했으며 2013년 4월 투자일임업을 폐지한 데 이어 10월 집합투자업에서 손을 뗐다. 투자자문업까지 폐쇄하면서 골드만삭스는 국내에서 자산운용업을 전부 접게 됐다.
골드만삭스투자자문은 전직 임원이 지난 2011년 시세조종 과정에서 뒷돈을 챙긴 혐의로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업계는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문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결정에 검찰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한다. 골드만삭스는 “자산운용에서 실익이 적어 이미 2012년 11월에 정리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골드만삭스는 130년 전통을 보유한 대표적인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도해온 3대 투자회사 가운데 한곳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35개국에 70여 개의 사무소를 두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992년 서울사무소를 내며 국내 금융시장에도 발을 디뎠다. 1998년 12월 한국사무소는 지점으로 승격됐으나 2012년 11월 증권사업 부문만 남기고 자산운용사업 부문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골드만삭스가 국내에서 자산운용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7년 맥쿼리-IMM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취득하면서부터다. 그러나 이 사업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자 단계적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배경이 무엇이든 세계적 투자자문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자존심을 구긴 채 퇴장하게 됐다.
골드만삭스 미국 본사 CEO는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맡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작은 법률회사를 거쳐 원자재투자회사 J.아론에 입사했다.
블랭크페인은 1982년 이 회사가 골드먼삭스에 합병되자 이직해 1994년 상품부문 사장, 2002년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고 2006년부터 10년째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의 지난해 연봉은 2400만 달러로 미국 주요은행 CEO 가운데 가장 많았다.
블랭크페인은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와 여러 면에서 비교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월가의 스타CEO이기도 하다.
블랭크페인이 가난한 유대인 가정 출신으로 입사시험에 실패하고 도박에도 손을 대는 등 ‘산전수전’ 형이라면 고먼은 메릴린치 이사 출신으로 탄탄대로를 달려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출신이나 성장과정 뿐 아니라 투자스타일도 확연히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블랭크페인은 ‘하이리스크’ 전략을 구사하는 공격형인데 비해 고먼은 자산관리, 소액금융 등 방어형으로 분류된다.
CEO의 이런 성향은 각각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투자스타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랭크페인은 미국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의견을 냈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단기에 그치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