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과 동국제강이 철강업계 3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세아그룹은 강관과 특수강에 집중해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동국제강은 후판사업을 재정비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으며 3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 세아그룹, 3위 수성 의지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은 철강업계 3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세아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600억 원으로 동국제강(1조930억 원)을 제치고 철강업계 3위에 올랐다. 세아그룹은 지난해에도 매출기준 동국제강을 1조 원 이상 따돌리고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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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
세아그룹은 강관과 특수강에 집중한 결과 철강업계 불황에도 도약할 수 있었다. 세아그룹은 강관과 특수강 분야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세아그룹은 강관과 특수강사업을 강화해 업계 3위를 수성하려고 한다.
세아특수강은 최근 포스코와 합작한 태국법인에 내년까지 모두 24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태국공장이 완공되면 세아특수강은 주력품목인 CHQ와이어(냉간압조용선재)를 연간 4만 톤 생산해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세아베스틸도 올 하반기 경남 창원에 1천억 원 규모의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공장을 착공한다. 무계목강관은 용접을 하지 않아 이음매가 없는 속이 빈 봉 형태의 철강제품이다. 고압가스, 화학, 석유시추 등 특수한 용도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세아그룹은 세아베스틸의 세아창원특수강 인수효과도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세아베스틸은 세아창원특수강 인수를 통해 연간 생산량 400만 톤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기업으로 재탄생했다. 또 기존 탄소합금강과 더불어 스테인리스강, 공구강, 특수합금까지 이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세아베스틸에 인수된 뒤 올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기대감을 높였다. 세아창원특수강이 2분기 거둔 영업이익(236억 원)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281억 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세아그룹에서 형제경영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이운형 전 회장과 이순형 현 회장 형제는 1995년부터 세아그룹의 회장,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20여 년 동안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3년 이운형 전 회장이 사망하고 동생인 이순형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른 뒤에도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은 없었다.
이운형 전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와 이순형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도 사촌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 동국제강, 경영정상화 고삐 죄
동국제강은 세아그룹에 빼앗긴 업계 3위를 되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경영실적 악화와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주력사업이던 후판사업이 시장침체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동국제강의 고민은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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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
동국제강은 6월부터 장세욱 부회장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장세욱 부회장은 8월1일부터 포항2후판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당진공장으로 물량을 단일화해 공장가동률을 높였다. 동국제강은 후판 생산체제가 일원화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7월7일 창립 61주년 기념식에서 “후판 집중화를 통해 10월부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 부회장은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해 “이른 시간 안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하겠다”면서 “올해 유니온스틸과 합병을 했으니 다시 목표를 정해 성적을 내고 내년 6월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노조도 임금협상을 회사에 위임하며 장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후판의 주요 수요처인 조선업체들의 불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동국제강이 후판사업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건설경기가 살아나 철근 수요가 늘고 있고 중국산 H형강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봉형강부분에서 실적개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동국제강이 후판사업에 주력하고 있긴 하지만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봉형강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