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원 지사가 정치적 사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원 지사는 그동안 여러 자리를 통해 보수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다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을 전후로 정부와 여당에 강경한 발언을 내놓기 시작했다.
5일 페이스북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분단국가 외교장관으로서 참 한가한 인식”이라며 비판했다.
휴전상태인 한국에서 전쟁은 상존하는 위험이라며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상황인식을 하도록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 지적했다.
이에 앞서 4일 강 장관은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전환기 동북아 질서, 새로운 평화체제의 모색’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3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수사를 놓고 “정권 실세들의 ‘권력남용 사유화’, ‘민주주의 파괴’, ‘내 식구에만 관대한 이중성’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독선과 오만으로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말했다.
원 지사가 연이어 날선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정부와 여당에 비판 수위를 높여 정치적 선명성을 드러내고 보수진영의 통합논의에서 정치적 지분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지사로서 중앙정치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원 지사로서는 보수통합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옴에 따라 정부여당에 비판적 태도를 보여 통합논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
보수통합이 흔들리고 있어 원 지사가 더욱 강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는 후보들이 보수통합을 내걸고 있지만 친박과 비박 사이 알력다툼으로 번지고 있고 바른미래당도 내부분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원 지사가 보수진영의 한 축으로서 목소리를 확실히 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보수통합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태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11월27일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정기국회 이후 정치적 대풍운이 몰려올 것이고 다가오는 폭풍시대 풍운아가 되겠다”며 “도지사 역할을 내려놓을 수 없으므로 선거법을 지키는 범위에서 쓴소리를 해 심장박동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놓고 ‘남자 박근혜’ 같다고 말해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송 위원장은 11월28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함께 한 기자간담회에서 원 지사의 발언을 두고 “버르장머리없이 그러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원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도지사가 언론과 토론회에서 한 이야기를 버르장머리 없다고 하는 것이 대통령 주변 사람들의 실제 모습인가”라고 역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