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주관사를 맡아 진행하는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 5월 이후 대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아 진행이 미뤄졌는데 올해 들어 발주처 사정이 나아지면서 계약기간을 다시 산정하는 등 사업이 완공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 이라크 정유공장 공사 불확실성 걷혀 , 정세불안은 위험요소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7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최근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계약기간을 기존 54개월에서 92개월로 늘린 것은 그 기간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상호 약속의 의미로 볼 수 있다. 

2018년 말 완공 예정이었던 사업이 공사기한을 넘긴 데는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의 자금조달 문제가 컸던 만큼 사정이 나아진 발주처가 이번 공기연장 공식화를 통해 공사 완성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로써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준공 예정시점은 2021년 말로 연기됐다.

이 프로젝트는 이라크 중서부에 위치한 카르발라에 정유공장을 짓는 사업으로 사업규모는 단일 플랜트 공사로 역대 최대인 60억4천만 달러(7조2천억 원)에 이른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4개 건설사는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2014년 2월 이라크 석유부 산하 석유프로젝트공사(SCOP)로부터 카르발라 정유공장사업을 따냈다.

현대건설 지분은 현대엔지니어링을 포함해 37.5%인데 이 가운데 현대건설 몫은 2조3600억 원가량이다.

이라크 정부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대금지급이 계속 미뤄지다가 2016년 5월 공사 중단 위기까지 갔다.

이후 이라크 정부가 공사대금을 현금 대신 원유로 지급하기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공사가 재개됐지만 준공시점 연장이 불가피했고 공사 진행 속도도 느렸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사업을 느리게나마 진행하면서 발주처와 협상을 계속했는데 이번에 합의점을 찾게 된 셈이다. 

다만 최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져 남은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이라크 정부가 돈이 없는 것은 항상 문제였고 그밖에 정세 불안정 등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진행에 차질이 생길 위험성은 늘 있다”며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 정권이 바뀔 수도 있는 등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조인트벤처 소속 건설사는 6월 말 기준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공사를 각각 30% 안팎으로 남겨두고 있다. 현대건설의 잔여계약 금액은 5200억 원으로 전체 계약금액의 29%에 해당한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까지 합하면 모두 7300억 원에 이른다.  

단순계산하면 준공 예정일인 2021년 말까지 2년 동안 매해 3천억 원에 가까운 추가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이라크 해수공급시설 공사(2조7천억 원)의 낙찰 의향서를 받았고 현재 이라크 카르발라 발전소(1조5천억 원)와 철도 프로젝트 등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다른 건설사와 달리 이라크 상황이 향후 매출과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공기연장은 이라크 내부 불안과 관계가 없으며 사업은 차질없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