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발전공기업들이 여성과 장애인에게 채용의 문을 더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춰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발전공기업들은 하반기 채용 때 여성과 장애인에게 기회를 더 주기 위해 새로운 제도들을 시행한다.
▲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왼쪽)과 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 |
한국중부발전과 한국서부발전은 각각 20일, 26일 하반기 채용 접수를 시작하면서 장애인 별도전형을 도입했다.
보통은 일반채용을 진행하면서 장애인 등에게는 특별우대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채용이 진행되지만 장애인 노동자에게 맞는 직무에 맞춰 채용도 따로 진행한다.
서부발전은 여기에 더해 양성채용 목표제도 이번에 새롭게 시행한다.
3차전형인 면접 대상자를 결정할 때 남녀 가운데 한쪽의 비율이 20%에 미치지 못하면 부족한 성별 면접자를 더 뽑아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정부의 양성평등 및 사회적 약자 배려 기조에 발맞춰 채용 절차를 개선하게 됐다”며 “특히 발전회사의 업무적 특성상 여성직원의 수가 적어 이를 시정하기 위해 양성채용 목표제도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은 설비 정비 등 업무의 특성에 영향을 받아 임직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한국전력은 임직원 2만3345명 가운데 여성은 4404명이다. 전체의 18.9%에 해당한다.
한국남동발전은 임직원 2548명 가운데 251명이 여성 임직원이고 중부발전은 2797명 가운데 310명, 서부발전은 2546명 가운데 285명, 한국남부발전은 2471명 가운데 294명, 한국동서발전은 2576명 가운데 305명 등이다.
발전공기업 5곳의 전체 임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신규채용 인원에서도 여성의 비율은 남성의 비율보다 낮다. 장애인 채용 인원도 10명을 넘기는 일이 흔치 않다.
2018년 신규채용 인원을 기준으로 여성과 장애인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전력이 1786명을 채용했고 가운데 여성은 415명, 장애인은 31명이다.
남동발전은 2018년 신규 채용 인원 101명 가운데 여성이 16명이고 장애인이 4명이다.
중부발전은 165명 가운데 여성이 32명이고 장애인이 11명, 서부발전은 145명 가운데 여성이 16명이고 장애인이 10명으로 파악됐다.
남부발전은 134명 가운데 여성이 30명이고 장애인이 1명, 동서발전은 147명 가운데 여성이 26명, 장애인이 7명을 차지했다.
현재 양성평등 목표제를 시행하는 발전공기업은 서부발전과 남동발전이다.
서부발전은 사실상 최종 선발단계인 3차면접 대상자를 확정할 때 성비를 조정하고 남동발전도 3차면접 이후에 성비 균형을 22%를 기준으로 맞춘다.
발전공기업의 맏형격인 한국전력도 양성평등 목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1차 서류전형 때 한해 성비를 최소 20%로 끌어올린다.
앞으로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들은 조직 내에서 여성과 장애인 임직원 수가 늘어나고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는 24일 ‘범정부 균형인사 추진계획’에서 2020년부터 공공기관 평가 때 여성임원이 없는 공공기관에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2020~2022년까지 여성 관리자 임용비율을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의 10%, 지방자치단체 5급 이상 과장급의 20%, 공공기관 임원의 20%까지 확대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