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부동산개발사업과 면세점사업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정 회장이 부동산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2분기에 깜짝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 회장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손잡고 진행하고 있는 면세점사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 현대산업개발, 두 마리 토끼 다 잡나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현대산업개발이 2분기에 시장의 전망치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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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이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이 2분기에 매출 1조2천억 원, 영업이익 1100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 56.6%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은 착공시기가 불분명한 재건축 수주 대신 양질의 자체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현대산업개발이 부동산경기 반등과 정부정책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세련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이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저금리 저성장 기조에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유입이 증가하고 부동산개발사업을 촉진할 것”이라며 “저금리 기조는 부동산 개발업자의 토지매입 자금 조달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몽규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면세점 도전도 긍정적 결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 회장은 지난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을 출범하고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뛰어들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아이파크몰을 면세점사업지로 제공해 지리적 이점을 부각시켰고 여기에 면세점업계 2위인 호텔신라의 경험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유일한 대기업 연합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해 HDC신라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HDC신라면세점은 재무안정성, 운영능력, 입지, 사회공헌 등 객관적 평가 지표 모든 요소에서 우위”라고 평가했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돼 현대산업개발 주가는 22일 전일 대비해 9.78% 상승한 6만4천 원을 기록했다.
◆ 정몽규, 아이콘트롤스 상장으로 일석이조 노리나
현대산업개발 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가 상장절차를 밟고 있는 점도 현대산업개발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게 만든다.
정몽규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아이콘트롤스는 19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 지분 44.09%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콘트롤스 상장은 현대산업개발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되어 있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가 상장되면 아이콘트롤스 지분을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콘트롤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71.2%로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아이콘트롤스 지분을 처분해도 현대EP, 아이서비스 등 현대산업개발 계열사가 아이콘트롤스 지분 41.22%를 보유하고 있어 정 회장이 이 회사를 지배하는 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문제는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13.36%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정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해야 15.28%가 된다. 아이콘트롤스도 현대산업개발 지분 3.3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템플턴자산운용회사가 지분 10.91%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 있다. 국민연금도 지분 9.28%를 소유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이런 지분구조를 감안하면 정 회장이 아이콘트롤스 상장 이후 지분을 매각하고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 회장은 지분매각을 통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피하고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지배력도 높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