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서울 내곡동 한국콜마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난 뒤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연합뉴스>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막말 유튜브 동영상’ 논란과 관련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한국콜마가 사태 수습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윤 회장의 사퇴를 두고 ‘보여주기식’ 사과로 보는 의견이 많아 윤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로 수습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11일 윤 회장이 서울 내곡동에 있는 한국콜마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한국콜마를 항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날 윤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직후 소셜네트워크(SNS)에서는 “
윤동한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겉으론 물러나고 뒤에서 경영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다”며 "불매운동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 회장 사퇴를 놓고 진정성이 없다는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에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을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 했는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윤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뒤에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 황급히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더욱이 윤 회장은 단순히 물러나겠다는 의사만 빍혔을 뿐 앞으로 한국콜마 경영을 누가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지와 관련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 회장의 퇴진의사는 사전에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면서도 “기존 한국콜마홀딩스를
윤동한 회장과 김병묵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체제로 맡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김병묵 단독대표 체제로 한국콜마홀딩스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장품업계는 윤 회장의 사퇴로만으로 소비자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 불매운동 사태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제조사를 바꾸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회사로 국내에 유통되는 화장품의 20%가량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한국콜마 불매운동 리스트'라며 한국콜마가 제조한 화장품 제품 명단이 돌고 있다. 한국콜마 뿐 아니라 화장품 유통사도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일본콜마가 한국콜마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불매운동에 포함되는 '일본제품'에 한국콜마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본제품 불매운동 커뮤니티 ‘노노재팬’에도 한국콜마가 불매운동 기업으로 올라와 있다. 댓글에는 “일본콜마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국콜마 제품도 불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윤 회장은 7일 회사 월례 조회 때 막말이 담긴 동영상을 직접 골라 직원교육용으로 활용했던 점이 8일부터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 동영상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대응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에 윤 회장은 창업한 지 29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