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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경유 병원인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강서미즈메디병원을 격려 방문하고 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확산 사태를 낳은 데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대표의 이런 발언은 메르스 사태로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민심 이반이 심화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의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형표 장관의 경우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고 나면 문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문 장관이 퇴진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휴일에 일정을 잡지 않는 평소와 달리 메르스 현장과 메르스에 따라 소비부진에 고통받는 시장을 방문했다.
그만큼 메르스 사태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정부여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14일 서울 강서구 강서미즈메디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 9월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메르스가) 신종 전염병으로 확진되고 난 뒤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게 증명됐다""적기에 빨리 진압할 수 있는 것을 이렇게 병을 키워서 문제를 만든 데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지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메르스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은 메르스 확산을 막는 데 정부가 실패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향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커지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갈수록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지난 9~11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갤럽 측은 "메르스 사태는 대통령 직무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은 수도권·충청·전라 등에서는 긍정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2012년 9월 이후 중동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특별한 안내문을 줘서 메르스에 대해 알려주고 잠복기간이 최대 14일이기 때문에 몸에 발열, 기침, 감기 증상이 나면 보건소에 신고해야 된다고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며 "그러나 전혀 그런 것을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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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
김 대표는 메르스 사태 책임론의 대상으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언급되는 데 대해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청와대 안팎에서 시간의 문제일 뿐 문 정관의 퇴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를 빨리 수습하고 나서 시비비리를 가리는 절차를 밟는 게 순리"라며 "문 장관의 거취는 메르스 사태 이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삼성서울병원의 허술한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메르스가 다 진압되고 난 뒤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다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지구촌의 미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인 만큼 이번 메르스 사태를 교훈삼아 책임지울 일은 책임지우고 보강할 일은 보강해 국가 전체적인 방역체계를 새롭게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메르스 대응을 위한 선별진료소를 운영중인 서울대학교병원과 동대문 의류상가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이 메르스 현장을 방문한 것을 5일 국립중앙의료원, 8일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12일 경기도 메르스종합관리대책본부 상황실 및 보건소 방문에 이어 네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일요일에 외부일정을 잡지 않았는데 현장을 방문한 것은 메르스 사태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환자들에게 의료진 여러분이야말로 희망 아니겠냐"며 "어려움이 하나둘 아니겠지만 국민들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힘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민들께서도 철저하게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대응해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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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메르스 영향으로 해외관광객 감소와 소비위축 등 어려움을 겪는 동대문 의류상가를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
박 대통령은 격리병동에 '살려야 한다'는 문구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어떤 구호보다도 아주 절실하고 마음에서 절실하게 우러나오는 구호인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계기로 해서 또 한 번 공중보건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힘을 실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동대문 의류상가를 방문해 상인들을 위로했다.
박 대통령이 동대문 의류상가를 찾은 것은 동대문 시장의 경우 메르스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감소하면서 이중의 고통을 받는 대표적인 민생현장이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여기가 관광객 필수 코스로 인기가 상당히 많았다고 하는데 안타깝다"고 위로하며 "지금 정부와 민관이 총력 대응하고 있고 병원 격리도 잘 되고 있어서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도 위축되지 않고 평소대로 활동해도 된다는 것을 많이 알려야 한다"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특별자금을 지원하고 6월 세금 납부를 연장하게 하는 등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