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언제쯤 쌍용차를 흑자로 돌려낼 수 있을까?
쌍용차의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볼리가 인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쌍용차의 흑자전환까지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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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식 쌍용차 사장 |
티볼리의 수익성이 높지 않은 데다 올해 러시아 수출이 중단되면서 해외판매에도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수시장에서 국내 자동차회사 가운데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쌍용차의 5월 내수시장 판매량은 1년 전보다 47.1%나 증가했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가까이 급증했다.
쌍용차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티볼리가 내수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티볼리는 5월까지 내수시장에서 1만5천여 대 가까이 팔렸다. 쌍용차의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 티볼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
쌍용차는 최근 티볼리의 인기에 힘입어 연간 판매목표를 높였다.
최종식 사장은 5월 말 “티볼리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 판매목표를 6만 대로 높였다”고 밝혔다. 이는 쌍용차가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밝혔던 연간 판매목표 3만8천 대보다 65%나 증가한 수치다.
티볼리 디젤모델이 오는 7월 출시되고 하반기 안에 롱바디모델도 출시되면 티볼리 판매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는 해외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가 현재 공급 가능한 수출물량은 월 2천~3천 대 수준이지만 유럽시장 등에서 주문량이 이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유럽시장에 출시하면서 최초의 TV광고를 제작하는 등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유럽지역 판매점도 지난해 800여 개에서 내년 1천 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티볼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쌍용차의 흑자전환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쌍용차의 주요시장이었던 러시아 수출이 중단된 점이 뼈아프다. 쌍용차가 올해 내수시장에서 선전하면서도 판매량과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한 이유도 러시아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수출물량이 반토막나면서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4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억 원에서 크게 늘었다.
쌍용차는 앞으로 유럽시장에서 티볼리가 판매되기 시작하면 러시아 물량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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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티볼리 |
티볼리 단가가 낮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티볼리 가격은 1635만 원부터 시작한다. 유럽시장에서도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지난해까지 쌍용차를 책임졌던 코란도 시리즈의 판매량도 떨어지고 있다. 코란도스포츠와 뉴 코란도C, 코란도투리스모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이상 떨어졌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티볼리의 판매단가가 낮고 중국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흑자전환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채 연구원은 “앞으로 티볼리 디젤모델과 롱바디모델이 나오고 중국에서도 티볼리가 출시되면서 티볼리의 신차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러시아 환율 반등과 함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3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해 내년에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티볼리 디젤모델이 출시되면서 3분기부터 티볼리 판매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며 “디젤모델은 가솔린모델에 비해 200만 원 가량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것으로 추정돼 쌍용차의 평균판매단가 상승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마힌드라그룹의 안정적 지원으로 내년 하반기에 렉스턴의 후속 신차도 출시될 것”이라며 “지속적 신차 출시를 통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