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충분한 육성자금 확보하고 국민 수요 창출해야 발전”

▲ 4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말산업 균형발전과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에 임종성(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안호영(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서삼석(앞줄 왼쪽에서 일곱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말산업을 한국 축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축산발전기금 운용방식을 개선해 말산업 투자여건을 마련하고 경마, 승마, 말테마공원 등을 통해 말산업과 친숙할 수 있도록 충분한 홍보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4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서삼석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한국입법정책연구원과 사단법인 좋은정책포럼 주관으로 ‘말산업 균형발전과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말산업은 말의 생산, 사육, 조련, 유통, 이용 등에 관한 모든 산업을 말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경마, 승마, 말테마공원, 말이용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말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서삼석 의원은 개회사에서 "말산업은 성장 잠재력과 부가가치가 높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각 지역의 지형적, 문화적 특색에 맞는 말산업 육성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호영 의원은 "말산업육성법에 따라 지난해 전라북도가 추가 말산업특구로 지정돼 말산업을 지원해왔지만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며 "블루오션이 될 말산업을 키우기 위해 인프라 확충이나 제도적 장치 등 구체적 실천계획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는 오세홍 전주대 행정학과 교수가 진행했고 발제는 이영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와 엄영석 마사회 말산업진흥처장이 맡았다. 

유몽희 한국입법정책연구원 원장, 이덕진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사무관, 배윤환 전남도청 축산정책과장, 이성재 전북도청 축산과장, 김한창 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곽보현 비즈니스포스트 부국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 6차산업화, 수출산업화, 문화산업화와 다양한 재원 마련 나서야 

이영수 교수는 말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3가지 방향으로 6차산업화, 수출산업화, 문화산업화를 제시했다. 6차산업은 1차, 2차, 3차 산업의 융합을 의미한다.

- 다음은 이영수 교수의 발제 내용이다.
 
“말 사육과 훈련, 말 가공, 말 테마파크 등을 함께 운영해 시너지를 내는 것을 6차산업화로 볼 수 있다. 수출산업화는 해외에서 선호하는 품종을 중심으로 말과 그 부산물을 수출하는 것을 뜻한다. 문화산업화는 기존 말산업에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재활승마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다. 

이런 정책들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말산업진흥원을 설립해 종마 육성, 말산업 기업 해외진출, 선진국 기술 도입 등을 지원해야 한다.”

이 교수는 말산업 재원 마련을 위해 축산발전기금외에 말산업 육성기금과 말산업 펀드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으로 말산업 육성기금, 말산업 펀드 등을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업 발전을 위해 조성한 축산발전기금에서 말산업 육성에 투입되는 자금은 2019년 기준으로 336억 원에 불과해 사업 지원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말산업의 발전전략은 사람(Man), 자금(Money), 자원(Material) 등 3M이 중요하다. 말산업을 향한 선제적 투자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 지속가능한 말산업 환경조성 필요

다음 발제를 맡은 엄영석 마사회 말산업진흥처장은 지속 가능한 말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승마를 대중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 다음은 엄영석 처장의 발제 내용이다. 

“정부 기관이 말산업에 무한하게 지원금을 투입할 수는 없다. 결국 국민들이 승마 등 말산업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해 대규모 말산업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마사회는 승마를 대중화하고 미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국민 승마체험, 도심 체험승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승마장들이 지원 없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엄 처장은 마사회가 말산업육성전담기관으로 지정돼 말산업의 수요를 창출하고 말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한 자체 사업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 말관련 사업환경을 조성하는 등 말산업 수요 창출에 힘쓰는 한편 양축농가 육성과 전문인력 양성, 말복지 선도 등 말산업 육성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 적극적 국민홍보와 관련법 개정 시급 

발제가 끝난 이후 토론자들은 말산업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유몽희 원장은 ‘투르 드 프랑스’의 예를 들어 말경주를 도로 등 경마장을 벗어난 장소에서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투르 드 프랑스는 프랑스에서 매해 개최되는 도로 자전거 대회다.
“말산업, 충분한 육성자금 확보하고 국민 수요 창출해야 발전”

▲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말산업 균형발전과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유 원장은 “현재는 경마장에서만 말 경주를 관람할 수 있어 일반 대중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승마 등 말산업을 국민에게 홍보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덕진 사무관은 농어촌 승마시설을 대상으로 승마관련 보험 개발, 가입을 활성화해 승마에 따른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 축산법을 개정해서 승마시설을 체육시설이 아닌 축산시설로 분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승마시설이 축산시설로 바뀌면 농지를 활용해 승마시설을 조성할 수 있고 말 육성에 필요한 전기도 비교적 싸게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성재 축산과장은 전북 새만금에 말산업 복합단지 및 승마관광단지를 조성해 서해안권의 말산업 중심지로 키우는 방안을 내놨다. 학생 승마체험, 유소년 승마단 등을 추진해 자체 인프라를 확대하기로 했다.

배윤환 축산정책과장은 말산업 특별구역과 관련해 전남 등 여러 지역이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구역 지정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말산업 특별구역은 제주, 경기, 경북, 전북 등 광역지자체 4곳의 시·군 13곳으로 정해져 있다.

김한창 교수는 호남 지역에 말산업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의 성장동력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융복합 클러스터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승마공원 사업을 제안하고 새만금지역 경마장 신축 등도 제시했다.

곽보현 비즈니스포스트 부국장은 먹거리 생산의 전통적 축산업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용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고 봤다. 말이용업이 축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해 농어촌형 승마시설 설치가 어렵고 전기도 농사용전기로 구분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축산발전기금에서 말산업에 투입되는 자금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축산발전기금은 1974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9조2109억 원 규모로 조성됐고 마사회는 29.5%에 해당하는 2조7175억 원을 납입했다. 그러나 축산발전기금에서 올해 말산업 육성을 위해 투입되는 자금이 336억 원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말산업 육성자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온라인 마권 판매를 시행해 마사회의 주요 수입원인 경마 매출 자체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현재 마권은 경마장 현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마권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더 많은 사람이 경마에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장 판매방식과 비교해 사행성 여부를 정확하게 규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삼석 안호영 의원은 “토론회에서 제안된 정책들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해 말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