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19-05-28 15: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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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가 최근 투자를 줄줄이 유치하며 지식재산권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회사로 성장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유 대표는 투자배급사업을 넘어 초기 아이템을 찾은 뒤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한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
28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메리크리스마스가 제작하는 영화 ‘승리호’가 해외기업으로부터 50억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승리호는 배우 송중기씨, 김태리씨가 주연을 맡았으며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다.
홍콩 화이텐센트 엔터테인먼트가 매리크리스마스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는데 화이텐센트는 홍콩거래소 상장회사로 중국 화이브라더스미디어와 중국 텐센트가 합작한 회사다.
메리크리스마스는 유정훈 전 쇼박스 대표가 세운 영화 투자배급사다. 중국 화이브라더스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아 설립된 화이브라더스의 자회사다.
유정훈 대표는 몸담고 있던 쇼박스를 떠나 메리크리스마스를 설립하면서 영화 투자배급사업을 넘어서 아이템 개발 단계부터 영화, 드라마, 웹툰, 게임 등 다양한 매체로 개발하는 회사로 만들 것을 구상했다.
‘드라마가 성공했으니 영화로 만들어보자’는 ‘원 소스 멀티 유즈’가 아니라 초기 아이템 선정부터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놓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회사 안에 콘텐츠 연구실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능력 있는 영화감독 등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앉히고 게임과 웹 분야 기획자 4~5명을 모은 뒤 연구개발비를 지원해 기획 단계부터 지식재산권(IP)을 함께 만드는 방식이다.
유 대표가 세운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메리크리스마스는 최근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로부터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 투자금이 지식재산권을 개발, 기획, 제작투자하는 데 사용된다.
유 대표는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국내 및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슈퍼 지식재산권(IP)을 많이 만들어왔다”면서 “이런 성공 사례는 메리크리스마스가 지식재산권(IP)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 팩토리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미국의 마블 시네마틱 스튜디오처럼 메리크리스마스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블 시네마틱 스튜디오가 자체 제작한 영화를 게임, 그래픽노블, 웹툰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해 10년 넘게 수익을 낸 것처럼 메리크리스마스를 글로벌 콘텐츠회사로 키운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이템 하나가 사업적으로 오래갈 수 있고, (아이템 하나로) 다양한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메리크리스마스는 좋은 아이템을 찾아 그 아이템에 맞는 콘셉트를 정해 기획하고 개발한 뒤 드라마, 영화, 웹툰, 게임 등 다양한 매체를 적용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자본보다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런 점에서 게임, 영화, 드라마 등 타 분야 플레이어들과 왕성히 연계하고 있는 화이브라더스를 주목했다. 화이브라더스는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이 많은데 특히 일본의 소설 판권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유대표는 이들이 보유한 지식재산권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한국에서 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 대표는 2008년부터 쇼박스 대표이사를 맡아오면서 영화 ‘내부자들’ ‘택시운전사’ 등의 흥행을 이끌었다. 단순한 투자배급에서 벗어나 영화 초기 기획단계부터 깊이 관여해 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런 방식으로 다수의 영화를 흥행하면서 쇼박스를 6년 동안 흑자로 이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