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순항하고 있다. 업계 불황에도 수주목표액을 4년 연속 초과 달성한데 이어 올해는 조선업 호황 시절에 맞먹는 수주액 달성도 바라보고 있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남은 임기는 1년인데 이런 성과가 그의 연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수주만큼은 자신있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10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오는 15일 러시아 야말LNG로부터 쇄빙LNG운반선 15척을 일괄 수주할 전망이다. 야말LNG는 지난달 26일 한국 ‘가스텍 2014’ 행사장에 설치된 대우조선해양 부스에서 쇄빙LNG선 선주사들과 인수의향서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선주사들과 계약을 대우조선해양 전시관에서 맺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고재호 사장도 “15척의 추가수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쇄빙LNG선의 수주금액은 척당 3억 달러(3120억 원) 이상으로 총 수주금액은 45억 달러(4조6800억 원)가 넘는다. 이 금액은 단일 계약으로는 조선업계 최대 규모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17일 야말LNG 프로젝트에서 첫 번째 쇄빙LNG선을 수주했다. 금액은 3억1800만 달러였다. 전체 16척 선박 중 나머지 선박은 분산 발주 가능성도 있었지만 결국 대우조선해양이 싹쓸이했다.

야말LNG는 서시베리아 야말반도 천연유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주관 합작회사다. 이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총 1650만 톤의 LNG를 생산하는 대형프로젝트다. 야말반도는 북극권 내에 있어 얼음을 깨고 LNG를 수송할 수 있는 쇄빙LNG선의 발주를 두고 세계 조선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m가 넘는 얼음을 깨고 항해할 수 있는 기술과 영하 52도 속에서 견딜 수 있는 방한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쇄빙LNG선 발주에 성공했다. 고 사장은 “전례가 없는 쇄빙LNG선의 세계 최초 수주로 대우조선해양의 뛰어난 기술력이 입증됐다”고 자평했다.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액은 17억4천억 달러에 이른다. 쇄빙LNG선 일괄 수주에 성공하면 62억  달러를 넘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145억 달러로 잡고 있다. 목표액의 43%를 벌써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는 수주액 200억 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내심 조선업 최고 호황기였던 2007년 수주액 215억에 육박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31.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희망하지만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석유회사 로즈네프트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거제시 등 지자체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해외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2012년 취임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에 오른 최초의 인물이다. 올해 마지막 1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임직원 비리로 몸살을 겪었다. 이 때문에 올해 윤리경영을 정착시키고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