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SK케미칼의 부진한 경영성적표를 내놓았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실적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SK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독립경영도 힘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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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케미칼 |
이승호 연구원은 SK케미칼의 실적부진 이유로 “유가하락 영향으로 SK가스 물량이 줄어들고 재고자산 평가손실 탓에 수익성도 하락했다”며 “그린케미칼 사업부문은 유가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졌고 생명과학사업부도 영업둔화와 연구·개발(R&D) 투자로 적자를 냈다”고 분석했다.
SK케미칼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천870억 원과 영업이익 53억 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2%, 78.6%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손실 102억 원을 기록해 적자가 이어졌다.
특히 1조 원이 넘는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보잘 것 없는 수준에 머물러 우려가 나온다.
최 부회장은 최종건 회장의 3남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지분 13.1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 회장은 SK케미칼→SK가스→SK D&D로 이어지는 계열사들을 이끌며 SK그룹에서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유하고 있던 SK가스 지분 6.1%를 전량 매각한 뒤 SK케미칼 주식 62만여 주를 사들여 SK케미칼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
SK그룹이 SKC&C와 SK의 합병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면서 최 부회장 중심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계속 나오고 있다.
최 부회장이 계열분리를 추진하려면 SK그룹의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경영실적을 내야 한다. 특히 지배구조 상단에 자리한 SK케미칼의 실적은 최 부회장의 홀로서기에 중요하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손자회사인 부동산개발업체 SKD&D를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최 부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을 31.3% 보유하고 있다. 공모희망가 최상단인 2만4천 원에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최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620억 원에 이른다.
최 부회장은 SKD&D를 상장한 뒤 지분을 팔아 SK케미칼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 부회장의 현재 지분이 경영권을 유지하기에 미약하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SKD&D의 기업가치를 높이면서 SK케미칼의 실적개선을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부회장은 연간 10% 수준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SK케미칼의 혈액제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1일 혈액제사업을 분사해 자회사인 SK플라즈마를 세웠다. 이 회사는 현재 경북 안동시 SK케미칼 백신공장 안에 알부민 등 혈액제 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SK플라즈마는 2016년 공장을 준공한 뒤 2018년 6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SK케미칼 주가는 18일 1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전거래일보다 5% 넘게 떨어지며 약세를 나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