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이 경영실적 개선을 토대로 더 좋은 가격에 매각될 수 있을까?
동부하이텍이 올해 순이익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력인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다 동부하이텍의 이자비용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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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동부하이텍 매각절차를 올해 하반기 이후에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동부하이텍이 실적 개선을 하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가 올라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동부하이텍이 업황 호조와 손익구조 개선에 힘입어 올해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6일 전망했다.
남 연구원은 동부하이텍이 올해 1분기에 매출 1450억 원과 영업이익 185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예상치는 2014년 1분기보다 매출은 약 22%, 영업이익은 2213% 가까이 오른 것이다.
남 연구원은 “동부하이텍이 생산하는 반도체가 들어가는 드라이버IC, PMIC, 센서 등의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며 “동부하이텍은 올해 1분기 가동률 80%대를 기록해 지난해 평균인 70%대 후반을 넘어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도 고해상도 패널 수요가 늘어나고 신규 제품이 출시되면서 주문도 함께 증가해 가동률이 90%로 올라설 것”이라며 “반도체업계 활황 덕분에 2분기에 매출 1600억 원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동부하이텍은 메모리나 프로세서 등 전자기기 시스템 작동에 쓰이는 시스템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반도체 파운드리회사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동부하이텍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그동안 두번의 매각 실패를 겪었다.
동부하이텍 채권단은 최근 신디케이트론 부채 이자율을 기존 11~13%에서 5~6%로 낮추기도 했다. 신디케이트론은 채권단에 포함된 여러 은행이 동일한 조건으로 내준 중장기 대출을 가리킨다.
동부하이텍은 현재 약 6200억 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부채를 안고 있다. 동부하이텍이 지난해 지출한 연간 이자비용만 780억 원에 가깝다. 동부하이텍은 채권단이 이자율을 낮춰주면서 이자비용이 약 3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남 연구원은 동부하이텍이 매출 증가와 이자비용 감소로 올해 매출 6500억 원, 영업이익 800억 원의 경영실적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되면 동부하이텍은 2014년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83%나 늘어나게 된다.
채권단은 동부하이텍의 매각절차를 올해 하반기나 다음해 초까지 미루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며 6200억 원의 부채 이자부담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더 올린 뒤 매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매각절차를 그만두지는 않았지만 현재는 진행을 멈춘 상태”라며 “기업가치 개선 외에도 잇따른 유찰 때문에 매각전략을 재검토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