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9-04-03 16: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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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홈플러스리츠 상장 실패를 딛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온라인사업을 내세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3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사장이 당초 2월 말 진행하려고 했던 온라인사업 설명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에 실패하면서 지금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 자칫 이 쪽으로만 시선이 쏠릴 수 있어 미뤘다”며 “내부적으로 온라인사업 설명회와 관련해 당장 진행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2월21일 온라인사업 설명회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이런 설명회를 한 달가량 미뤘다.
당시 홈플러스는 임 사장이 직접 홈플러스의 성장동력 등 큰 그림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3월 말에도 온라인사업 설명회는 열리지 않았다.
임 사장이 구영우 한국리테일투자운영 대표이사와 홈플러스리츠 상장 관련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면서 해외일정을 바쁘게 소화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당시 홈플러스리츠가 3월29일 상장하고 난 뒤 임 사장이 다시 온라인사업설명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런 계획은 현재 사실상 정지됐다.
임 사장으로서는 어깨가 한결 무거워졌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향후 홈플러스리츠 상장을 다시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때까지 임 사장은 홈플러스를 향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임 사장의 행보에 시선이 더욱 쏠리는 이유다.
홈플러스리츠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가 보유한 대형마트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만큼 홈플러스의 영업실적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커머스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대형마트가 성장기회를 잡기 어려워진 데다 최저임금 인상, 카드수수료율 인상 등 때문에 수익적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임 사장이 앞으로 이커머스와 경쟁에서 홈플러스가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은 앞서 홈플러스리츠 상장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진행할 때도 “홈플러스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멀티채널 유통기업”이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창고형 점포와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사업자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경쟁사의 점포보다 매장 규모가 크고 주차장 설비가 잘 갖춰졌다는 점을 활용해 각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해 온라인사업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홈플러스는 이미 140여 곳 점포 가운데 100여 곳에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 홈플러스 홈페이지 이미지.
홈플러스 대산점에는 상품의 입고와 적재, 포장, 출고까지 모두 진행하는 풀필먼트센터가 들어서 점포 5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을 한꺼번에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의 공세가 워낙 거센 데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사업자가 공격적으로 온라인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임 사장의 경영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이마트는 과거 홈플러스처럼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원이 직접 장바구니에 담아 배송하는 식으로 온라인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지었고 올해 3월에는 독립법인까지 출범했다.
쿠팡도 2018년 말 2조 원을 투자받은 것을 발판으로 물류센터를 확대하는 등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의 제품까지 국내에 들여와 싼 값에 판매하면서 ‘월드클래스 홈플러스’로 거듭날 것”이라며 “소비자가 해외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을 매장과 동일하게 배송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홈플러스 온라인사업의 경쟁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