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위메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박 대표는 아직 흑자 전환에 힘을 쓰기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매출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2018년 월간 기준으로 흑자에 가까워지는 등 손익을 개선하는 데 성과를 냈다”며 “하지만 지금은 외형 성장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18년 4월 파트너사에 보낸 편지에 “2018년 하반기에 월 거래액 5천억 원을 넘고 2018년 안에 월 거래액 6천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손익 개선 흐름이 더 뚜렷해지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이커머스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먼저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위메프는 거래액 측면에서 목표했던 수준에 근접하는 성과를 냈다. 위메프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월 거래액이 5천억 원을 넘어 6천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커머스업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박 대표는 이익을 내기보다는 외형 확대 등 고객을 끌어모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2018년 말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도 앞다퉈 이커머스사업을 강화하면서 마케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박 대표는 위메프의 매출을 늘리면서도 수익성을 잡기 위해 특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특가 마케팅을 위메프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고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2017년 말 그동안 독립적으로 운영해왔던 전략사업부문, 상품사업부문 등 모든 사업부를 CEO 직할체제로 바꾸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위메프는 2017년 경 ‘특가데이’ 외에도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상품을 배송해주는 ‘원더배송’, ‘신선생’, ‘원더페이’ 등 다양한 판매와 배송방식을 진행했는데 이 가운데 살아남은 정책은 특가 마케팅과 원더페이 정도다. 신선생 서비스는 이미 폐지됐고 원더배송도 대폭 축소됐다.
신선식품사업인 신선생과 직매입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원더배송은 이미 신세계그룹과 쿠팡 등이 대규모 자본을 쏟아부어 진행하고 있는 만큼 위메프가 승부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 위메프 특가 마케팅 이미지.
위메프의 특가 마케팅은 위탁상품을 판매해 판매 수수료를 확보하는 식으로 수익구조가 이뤄져 있다. 수수료만 매출로 잡혀 매출이 급증하기는 어렵지만 수익성은 좋다.
위메프는 2018년 말 거래액이 증가한 데 특가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바라보면서 유료멤버십 서비스인 ‘특가클럽’을 내놓기도 했다.
특가상품을 산 회원에게 구매액의 2~4%를 포인트로 되돌려주는 제도인데 특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도 단골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런 특가 마케팅은 박 대표가 강조하는 ‘눈덩이 효과‘와도 맥이 통한다
눈덩이 효과는 한 번 구르면 빠른 속도로 덩치가 커지는 눈덩이처럼 빠르게 거둬들인 수익을 다시 가격을 내리는 데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박 대표는 2011년 위메프 영업본부장으로 합류했지만 허민 창업주로 인정받아 1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박 대표는 위메프 대표이사를 맡은 지 8년차를 맞았는데 지난해부터 특히 눈덩이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위메프가 강력한 특가 마케팅을 펼쳐 많은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 그만큼 위메프가 조달할 수 있는 상품도 많아져 상품 경쟁력이 강화한다. 이를 다시 특가에 판다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선순환구조를 이룰 수 있다.
위메프의 특가 마케팅이 순항하고 있지만 박 대표가 안심하기는 이르다.
위메프는 201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율을 한 자릿수인 8.8%까지 낮췄다. 하지만 위메프가 완전자본잠식률은 1278%에 이르러 다소 위험한 수준이다.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맥킨지컨설턴트에서 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