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 글래스루이스가 22일에 열리는 현대자동차 주주총회 앞두고 미국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아닌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의결권 자문보고서를 통해 배당, 사외이사 선임 등 엘리엇과 현대차의 의견이 엇갈린 주총 의안들에 관해서 주주들에게 현대차 제안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 현대차 주총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 제안 반대 권고

▲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사옥.


글래스루이스는 배당 의안을 놓고 현대차가 제시한 보통주 1주당 3천 원 지급에 찬성하고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안한 1주당 2만1967원 지급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보고서에서 “이번처럼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R&D)비용과 잠재적 인수합병(M&A)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선임 의안을 놓고도 현대차가 제시한 윤치원, 유진 오, 이상승 등 3명의 후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반면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안한 존 리우, 로버트 랜달 맥긴, 마가렛 빌슨 후보는 모두 반대했다.

사외이사 후보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해 달라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도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현대차가 제시한 사외이사들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며 “최근 현대차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투자분석, 자본관리,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을 보유한 후보들이 이러한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믿는다”고 분석했다.

글래스루이스는 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힌다. 글래스루이스의 이번 권고로 현대차의 제안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데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현대차의 재무제표 승인 안건을 두고는 감사보고서 등 감사 완료에 관한 명확한 공개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또 현대차가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인 이원희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에 놓고도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겸직, 이사회 독립성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감사를 마치는 시점인 7일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며 “공시 이전에 이번 보고서가 작성됐기 때문으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