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퀄컴의 차세대 모바일 칩을 위탁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 모바일 칩을 탑재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퀄컴의 제품을 차기작에 탑재할지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자체 모바일 칩 탑재를 확대해 수익성을 올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퀄컴 칩 위탁 생산 맡아

퀄컴이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20을 삼성전자에게 맡겨 생산할 것이라고 미국 IT매체 리코드가 20일 보도했다.

  삼성전자,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퀄컴 칩 탑재할까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퀄컴은 삼성전자가 14나노 공정을 이용한 양산에 성공하면서 20나노 공정을 사용하고 있는 TSMC보다 기술력에서 앞선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그동안 대만 위탁생산업체인 TSMC를 통해 제품을 생산해 왔다.

일반적으로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칩 크기와 소비전력,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다. 처리속도도 더 빨라진다.

퀄컴이 삼성전자에게 위탁생산을 맡긴 데는 주요 고객이기도 한 삼성전자를 다시 붙잡으려는 목적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전체 매출의 12% 가량을 삼성전자로부터 얻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6 제품에 퀄컴의 AP 대신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7420’을 탑재했다. 이에 따라 퀄컴은 AP사업에 타격을 받아 올해 매출 전망치도 크게 낮아졌다.

리코드는 “퀄컴은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스냅드래곤820을 생산하면서 이 칩셋이 삼성전자의 차기 주력폰에 들어가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 삼성전자 차기 전략스마트폰에 퀄컴 칩 넣을까

스냅드래곤820 칩셋은 프로세서뿐 아니라 그래픽 칩, LTE모뎀 칩이 통합돼 있다. 통합칩을 사용할 경우 각각의 칩을 사용하는 것보다 부피, 가격을 줄일 수 있고 처리속도도 빨라진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퀄컴의 신제품을 탑재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의 생산원가가 높아졌지만 가격은 전작과 비슷하게 유지했다. 애플의 아이폰6에 밀린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런 전략에 따른 수익성 부담을 핵심부품의 자체 생산과 로열티 최소화로 해결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를 목표로 AP와 통신칩을 합친 통합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통합칩을 개발할 경우 퀄컴의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6의 원가는 상승한 반면 판매가는 비슷하다”면서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영업이익률이 과거보다 낮게 형성될 수 있어 추가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