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9-03-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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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유럽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소형차로 유럽 판매를 가속화한다.
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유럽에서 판매목표를 2018년보다 낮추며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초반 판매가 순항하고 있다.
▲ 현대차 '코나EV'.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산한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1월에 모두 8만793대를 보였다. 2018년 1월보다 판매량이 0.3% 늘었다.
시장 점유율 기준 1~3위 기업인 폴크스바겐그룹과 푸조시트로엥그룹, 르노그룹의 자동차 판매량이 모두 감소한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만 판매량이 늘었다.
현대기아차의 1월 판매량은 기존 시장 점유율 4위 기업이던 포드를 앞지른 것이기도 하다. 포드의 1월 판매량은 7만7222대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6.5% 후퇴했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현대기아차가 지난해와 비슷한 96만 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유럽권역에서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1~2%가량 낮춰잡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호한 성과를 거두게 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유럽의 전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부터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를 시행했다.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자동차기업들의 판매량이 줄어든 측면이 있는데 현대기아차는 계속 견조한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소형차와 전기차 등 소비자 수요가 많은 차량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1월에 판매한 차량 가운데 소형차인 i10과 i20 판매량은 1만300대가 넘는다. 승용차 가운데 이들의 판매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현대차가 지난해 유럽에 내놓은 소형 SUV 코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나와 코나EV를 합산한 1월 판매량은 5700대 수준인데 이는 전체 레저용차량(RV) 판매량의 38%에 이른다. 출시 1년 남짓한 기간에 벌써 주력모델로 자리잡았다.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해치백(외관상 뒷좌석 공간과 적재 공간이 합쳐져 있는 자동차) i30은 현대차의 판매량을 지탱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판매가 시원찮은 상황이라 유럽시장의 선전은 현대기아차에게 더욱 중요하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새로운 사이즈의 경형 SUV를 유럽에 출시해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밀리오 에레라 기아차 유럽 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월 말 해외언론과 인터뷰에서 "코나와 스토닉보다 작은 SUV가 유럽시장에 필요하다"며 "투입 여부를 놓고 긍정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 법인 최고운영책임자 또한 "이동성에 최적화된 새로운 세그먼트를 원한다"며 경형 SUV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현대차가 프로젝트명 'QX1'으로 개발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는 경형 SUV '베뉴'가 이르면 하반기경에 유럽에 첫 선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베뉴는 프랑스어로 '탄생' 또는 '완성'을 뜻하는데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를 가속화하는 또 다른 추진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