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렉스턴스포츠 칸’ 출시로 국내 픽업트럭시장에서 독보적 입지 굳히기에 들어간다.

쌍용차는 현재 국내 완성차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픽업트럭을 생산하며 토종 SUT(스포츠유틸리티 픽업트럭) 제조기업의 명맥을 잇고 있다.
 
최종식, 쌍용차 '렉스턴스포츠 칸'으로 픽업트럭 독보적 입지 다진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쌍용차는 3일 서울 성수동 S팩토리에서 ‘렉스턴스포츠 칸’ 출시 기념 미디어행사를 열고 렉스턴스포츠 칸 판매를 시작했다.

렉스턴스포츠 칸은 쌍용차의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의 길이(전장)를 310mm, 높이(전고)를 15mm, 휠베이스를 110mm 늘려 만든 렉스턴스포츠의 롱바디 모델이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 롱바디 모델의 별칭을 ‘칸(KHAN)’으로 정하고 기존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 만족하지 못하고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칸은 과거 몽고제국의 군주가 썼던 이름으로 유목민족의 왕을 뜻하는 말이다. 역사상 가장 넓은 영역을 통치했던 칭기즈칸의 이름을 빌려 넓은 데크(짐칸) 공간과 무한한 활용성 등을 강조하기 위해 별칭을 칸으로 정했다고 쌍용차는 설명했다.

이석우 쌍용차 마케팅팀 팀장은 미디어행사에서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 칸 출시를 통해 또다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며 “상품성을 강화한 데다 합리적 가격을 책정해 새로운 레저를 경험하고자 하는 고객의 수요를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국내 픽업트럭시장이 그동안 매니아층에 특정됐다가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픽업트럭시장은 2015~2017년만 해도 연간 판매량이 2만3천~2만6천 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쌍용차가 2018년 1월 렉스턴스포츠를 출시하면서 시장이 커져 지난해에만 4만2천 대 이상 팔렸다.

SUV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점도 쌍용차에게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픽업트럭은 이른바 오픈형 SUV라고도 불리는데 SUV시장이 커지면서 SUV 다음 차량으로 픽업트럭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렉스턴스포츠를 구입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렉스턴스포츠 구매 이전에 보유한 차량은 △SUV 41% △승용 25% △코란도스포츠 19% △차량 없음 9% △중소형 다목적차량(MPV) 6% 등이었다.

렉스턴스포츠를 사려는 고객 10명 가운데 4명은 이전에 SUV를 몰았던 고객이라는 것이다.

렉스턴스포츠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쌍용차에 높은 호감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렉스턴스포츠 구매 고객이 직전에 운행했던 차량의 제조사는 쌍용차(47%)와 현대기아차(19%), 쉐보레(9%), 르노(3%) 순서로 나타났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 칸의 타겟 고객층을 장비가 필요한 레저활동을 선호하는 40~50대 전문직 종사자로 보고 있다. 캠핑과 계절스포츠, 산악자전거, 바이크라이딩 등을 취미로 삼으며 남들과 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렉스턴스포츠 칸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본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 칸의 판매 가격도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는 수준에 책정했다고 자신했다.
 
최종식, 쌍용차 '렉스턴스포츠 칸'으로 픽업트럭 독보적 입지 다진다

▲ 쌍용차 '렉스턴스포츠 칸'.


이 팀장은 “렉스턴스포츠 칸의 판매가격은 최고사양 기준으로 3367만 원으로 렉스턴스포츠 최고사양 모델보다 약 280만 원가량 비싸다”며 “하지만 최첨단 사양이 기본 적용됐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고객들도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중형, 준대형 SUV인 스포티지, 투싼, 쏘렌토, 싼타페 등과 비교해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 칸 출시 이전부터 다양한 픽업트럭을 시장에 꾸준히 내놓으며 경쟁력을 다져왔다. 

1980년대 중반 이후로 봉고 등 소형 트럭이 출시되면서 픽업트럭 개발은 15년 넘게 사실상 중단됐다.

하지만 쌍용차는 2002년 무쏘스포츠를 출시하며 국내시장에서 픽업트럭을 부활했고 이후에도 액티언스포츠와 코란도스포츠 등을 계속 출시해 고객들에게 픽업트럭 전문 제조기업으로서 이미지를 새겼다.

최종식 사장도 픽업트럭 제조와 관련한 쌍용차의 독보적 경쟁력에 기반해 렉스턴스포츠 칸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최 사장은 “렉스턴스포츠 칸 출시로 상반기에 다시 한 번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며 “끊임없는 제품 혁신과 마케팅 활동으로 판매 확대는 물론 렉스턴스포츠 브랜드의 가치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 칸의 연간 판매목표를 7천~8천 대로 잡고 있다. 렉스턴스포츠와 합한 픽업트럭 전체 판매량 목표치는 4만5천 대다.

쌍용차의 주력 소형 SUV인 티볼리가 지난해 국내에서 4만4천 대가량 팔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픽업트럭 판매량 목표치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