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IT기업이며 모바일메신저 위챗으로 유명한 텐센트가 CJ게임즈를 비롯해 국내 주요 게임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텐센트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게임에서 얻고 있는데, 국내 게임업체들에 대한 투자확대 이유가 주목을 받고 있다.

  텐센트가 한국 게임회사에 눈독 들이는 이유  
▲ 마틴 라우 텐센트 총재
“이번 계약으로 중국 내 강력한 유통 역량을 보유한 우리가 더욱 좋은 품질의 게임들을 중국 이용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마틴 라우 텐센트 총재는 CJ 게임즈에 투자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텐센트는 게임과 SNS를 양 날개로 글로벌 IT기업을 목표로 하는 중국 최대의 IT기업이다. 텐센트는 모바일메신저 위챗을 비롯해  QQ닷컴, QQ메신저 등 SNS과 포털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또 'QQ게임스'라는 게임 서비스 플랫폼도 함께 갖고 있다. ‘중국판 네이버’라고 할 수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8월 네이버 라인과 경쟁하는 모바일메신저인 위챗을 활용해 모바일플랫폼을 오픈하면서 게임 콘텐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6일 텐센트가 CJ게임즈에 5300억 원을 투자해 3대 주주에 오른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텐센트는 2012년 국내 최대의 모바일메신저 1위 업체인 카카오 지분 13.8%를 720억 원 가량을 인수했다. 마틴 총재는 당시 “한국 모바일 시장의 잠재력을 기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는 그 뒤 카카오톡의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벤치마킹해 지난해 8월 위챗용 게임플랫폼 ‘위챗 게임센터’를 열었다. 현재 이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하며 위챗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틴 총재는 이 곳에 탑재할 모바일 게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가 CJ게임즈에 5300억 원을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다. CJ게임즈는 국내 모바일게임의 중심이다. 텐센티는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을 60% 정도 점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이전에도 국내 게임개발회사에 꾸준한 관심을 쏟아왔다. 레드덕, 스튜디오혼, 아이덴티티게임즈, 리로디드스튜디오 등 국내 게임개발회사에 150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마틴 총재는 한국 게임업계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은 온라인 게임의 선두주자에 걸맞게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그 점이 패키지 게임이 중심인 일본이나 미국과 차별되는 요소”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한국의 온라인 게임 개발의 노하우가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마틴 총재는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로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이후 줄 곧 국내 게임사에 관심을 보여 왔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NC의 ‘블레이드앤소울’ 같은 게이이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텐센트의 국내 게임사에 대한 관심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텐센트는 게임 시장에서 뿐 아니라 IT업계 다른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미국 증시 상장예정인 징둥상청을 비롯해 진산, 이룽, 써우거우, 다중뎬핑 등 중국의 유망 IT기업의 지분을 줄줄이 인수했다.

텐센트가 지금과 같이 투자로 몸집불리기를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텐센트는 줄곧 중국 인터넷 시장의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바이두에게 1위 자리를 위협받기 시작하자 최고경영진을 IT전문가에서 투자전문가로 교체하며 경영혁신을 시도했다.

2005년부터 근무해온 M&A전문가 류즈핑 총재를 중심으로 2011년 제임스 미첼 전 골드만삭스 뉴욕지사대표, 펑즈젠 전 삼성그룹 글로벌 경영전략 총책임자 등을 영입하면서 텐센트는 변화를 꾀했다. IT기업과 게임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강력히 추진했다. 텐센트는 현재 중국 게임시장에서 점유율 30%를 넘어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텐센트의 경영전략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매출액이 2010년 3조5천억 원에서 2013년 10조5천억 원으로 3배 가량 뛰었다. 지난해 시가총액이 157조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200조 원이 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텐센트가 시장에서 얼마나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지 알 수 있다.

텐센트의 핵심역량은 방대한 사용자 수다. 6억4천만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8억 명이 사용하는 QQ메신저를 통해 아바타, 이모티콘 등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텐센트의 최대주주가 남아공의 언론그룹 ‘나스퍼스’라는 점은 특이하다. 이 회사는 자회사 MIH를 통해 텐센트의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12년 전 투자한 금액 대비 현재가치가 1천 배 이상 뛴 것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화제가 됐다. 텐센트의 개인 최대주주는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이자 회장인데, 지분을 5%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