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유가 하락에 힘입어 유럽 노선의 매출 성장세를 수익성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국내 항공사들의 유류비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이 특히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큰 폭으로 후퇴했다. 매출의 증가가 유류비 부담 증가를 상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에 매출 1조8521억 원, 영업이익 1010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8%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유류비는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9%(1459억 원) 증가했다. 3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영업비용 가운데 유류비가 차지한 비중은 31.2%로 상장된 국적 항공사 5곳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유류비 비중은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펼치고 있는 장거리 노선 확대 전략과 관계가 깊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가 공격적으로 노선을 확대하면서 국제선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가 취항하지 못하는 여행지들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장거리 노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경쟁사인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진행하며 힘쓰고 있는 미주 노선보다 유럽 노선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두 개의 신규 유럽 노선을 취항했다. 최근에는 스페인 부엘링항공과 노선 공유 등 유럽 지역의 노선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런 전략은 매출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장거리 노선의 호조로 국제선 매출이 2017년 3분기보다 13%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
유가가 안정된다면 유럽 노선의 매출 성장은 곧바로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장거리 노선은 대형 항공기를 필수적으로 운용해야하는 데다가 운항거리도 매우 길기 때문에 노선의 수익성에 유가가 미치는 영향이 단거리 노선보다 더 크다.
현재 유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6.46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66.76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한달 전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 가격이 각각 71.78달러, 80.78달러였던 것을 살피면 20% 정도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유럽 노선은 꾸준히 견조한 탑승률과 매출을 보이고 있다”며 “유럽 노선은 먼 거리를 운항하는 만큼 연료 소모량이 많아 유가가 안정되면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 하락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유류비에 반영되는 데는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