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숙명여고 쌍둥이 딸들이 시험 문제를 미리 받았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구속된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와 함께 쌍둥이 딸들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경찰이 시험지에 적힌 정답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숙명여고 2학년인 두 쌍둥이는 아버지로부터 문제를 받아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을 봐 학교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쌍둥이 동생이 만든 암기장에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전 과목 정답을 적은 사실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를 정답 유출 의혹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다.
쌍둥이가 실제 시험을 치른 시험지에서 미리 외운 정답 목록을 작은 글씨로 기록한 흔적도 발견됐다.
쌍둥이 가운데 동생 휴대폰에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영어 서술형 문제의 정답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경찰이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한 결과 이 메모는 시험보기 전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포렌식은 PC나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나 인터넷에 남아 있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시험을 치를 때 들고가 본 것으로 의심되는 메모지에는 객관식과 주관식 정답이 정확히 적혀 있었다.
경찰은 어른 손바닥보다 작은 메모지에 작은 글씨로 정답을 적은 것으로 미뤄 볼 때 시험을 치르면서 몰래 보려고 만든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쌍둥이가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
쌍둥이 아버지인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씨는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6일 구속됐다.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됐고 A씨와 공범의 관계, 수집된 증거자료 및 수사 경과 등을 비춰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