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현직 직원의 합격자 수가 전체 합격자 수의 10% 가까이 차지한 점과 보험계리사 시험의 높은 난이도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보험계리사 시험은 2017년에 합격자 수가 62명에 그쳤을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다. 2014년에는 합격자가 아예 없었다.
보험계리사 시험은 주관식으로 치뤄지는 2차 5과목 모두에서 각 60점 이상 절대평가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1차는 객관식으로 4과목 모두 40점 이상이면서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내면 합격이다.
한화생명이 올해 보험계리사 시험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은 차 부회장의 경영방침 덕분으로 보인다.
차 부회장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한화생명에 보험계리사 대비반을 운영했다.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CEO 도시락 토크’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으로부터 업무를 보면서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을 듣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화생명의 보험계리사 대비반은 2차 시험에 응시할 직원 25명을 대상으로 4월부터 4개월 동안 운영됐다. 시험 직전 한 달 동안에는 담당 업무를 맡지 않고 한화생명 연수원에서 합숙하기도 했다.
차 부회장이 보험계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을 업무까지 배려해주며 지원한 것은 업계에서 보험계리사를 구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보험계리사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의 도입을 대비하기 위해 보험료, 부채, 책임준비금 산출 등을 위한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계리사 공급은 그동안 매년 100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업계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크게 부족했다.
보험계리사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시험을 관리하는 금융감독원이 올해 시험 난도까지 조정했을 정도다.
이창욱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올해 보험계리사 합격자 수가 2017년 62명에서 124명으로 늘어난 것을 놓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을 대비하기 위한 업계의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 시험 난이도를 조정하면서 합격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차 부회장은 회사 내부에서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해 필요한 인력을 수급하는 경영방침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들에게도 시험 직전에 담당 업무를 덜어주는 등 배려해 주기로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업무를 조율하며 한화생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보험업에는 업무를 담당하는 데 필요한 전문자격증이 다양한 만큼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자격증시험 지원 방침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