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인수하는 이유가 뭘까?

NXC가 한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가상화폐 거래소를 인수하자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NXC는 2017년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한 데 이어 유럽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최근 인수했다.
 
넥슨 지주사 NXC는 왜 국내외 가상화폐거래소 계속 인수할까

▲ 김정주 넥슨(NXC) 회장.


NXC는 30일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발전하는 데 거래소는 가장 바탕이 되는 플랫폼”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해 미래 먹거리 사업영역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투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과 유럽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거래소를 각각 인수해 블록체인 기술분야의 사업적 토대를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로 이용자들 각자가 거래의 내역이 담긴 분산된 ‘장부’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 때마다 실시간으로 서로 장부를 대조해 해킹 등 불공정 행위를 막을 수 있다.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신뢰성과 보안이 중요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게임 안에서도 이용자들의 활동 정보 등 보안과 게임 아이템 거래 등에 블록체인 기술이 보탬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NXC가 가상화폐사업에 진출해 넥슨의 게임사업과 연계한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게임머니와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현재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할 때의 복잡한 절차와 방식의 한계 없이 게임 안 재화들을 현실 재화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한 대부분의 게임회사들이 게임사업과 가상화폐사업의 연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가상화폐와 연계가 게임산업의 ‘사행성’ 문제에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는 ‘2018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을 게임 안에서 활용할 방안을 연구하고 있지만 가상화폐와 게임을 연계할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도 “비트스탬프 인수는 NXC 차원에서 진행된 일로 게임사업과 직접적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NXC가 가치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에 계속 투자해왔고 비트스탬프도 블록체인 기술 발전 등에 기반이 될 유럽의 신뢰할만한 거래소라는 점에서 투자가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NXC는 2017년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을 인수하는데 9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들였다. 코빗은 2013년 7월 설립된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로 빗썸, 코인원과 함께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힌다. 

비트스탬프는 29일 매각사실을 발표하면서 “또 다른 계열사인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다만 두 회사가 기술과 연구 개발 등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스탬프는 2011년 설립됐으며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다. 등록된 이용자만 300만 명이 넘는다. 

NXC가 벨기에에 설립한 투자 전문법인 NXMH와 비트스탬프 대표는 25일 계약서에 서명했다. 인수금액 등 구체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네익 코드릭 비트스탬프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뒤에도 최고경영자 자리를 유지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