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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내수부진을 어떻게 돌파할까?
현대차의 내수시장 판매량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면서 현대차의 내수점유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 회장은 그랜저나 쏘나타 등 현대차의 대표 모델에 다양한 엔진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내수부진을 돌파하려 한다.
신차를 새로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은 줄이는 대신 소비자들의 다양한 눈높이를 충족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내놓은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점도 현대차의 엔진 다양화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다양한 엔진 선보인 쏘나타, 현대차 내수판매 이끌어
현대차는 올해 안에 LF쏘나타를 모두 7개 엔진으로 선보인다.
LF쏘나타는 지난해 가솔린 엔진과 LPi(LPG), 하이브리드에 이어 올해 초 2.0 터보 등이 출시돼 총 4종의 엔진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추가하고 하반기에 디젤과 1.6 터보를 추가해 총 7개의 엔진 라인업을 완성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여러 종류의 엔진을 통해 다양한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성능을 원하는 소비층은 터보로, 높은 효율을 원하는 소비층은 디젤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쏘나타는 이미 엔진 다양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쏘나타는 올들어 총 1만4천여 대 판매되며 현대차의 내수판매를 이끌었다. 이 가운데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2400여 대 판매되며 전체 쏘나타 판매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쏘나타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에 못 미쳤지만 올해 17%로 크게 늘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랜저는 지난 1월과 2월을 합쳐 1만3천여 대가 팔렸는데 이 가운데 1700여 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전체 그랜저 판매량의 15% 가까이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했다.
한 차종에서 다양한 엔진을 선보이는 전략은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수입차업체들이 주로 추구한다.
특히 해치백의 교과서라 불리는 폴크스바겐의 골프는 출시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시대와 기술에 따라 다양한 엔진을 선보이며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히고 있다.
골프는 현재 가솔린 엔진만 4종류, 디젤 엔진이 2종류고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모델도 갖추고 있다.
◆ 다양한 엔진 기술력 뒷받침
현대차가 엔진 다양화 전략을 추구하는 배경에 과거보다 나아진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자리잡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쓰기 시작하면서 현대차가 내놓는 차들의 경쟁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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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F쏘나타 터보 |
현대차는 지난해 말 LF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리터당 18.2㎞에 이른다. 기존 YF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8% 이상 향상됐다.
그동안 현대차가 내놓은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해 가격이 높고, 고장에 대한 불안감은 큰 반면 운전하는 재미는 덜하다는 지적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기존의 우려와 달리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들으며 순항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 3만 대의 하이브리드차량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판매량인 1만8천여 대보다 64% 늘어난 수치다.
수입차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디젤 모델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7월 선보인 그랜저 디젤은 지난해 모두 1만1천 대가 팔리며 전체 그랜저 판매의 12%를 차지했다. 그랜저 디젤은 ‘디젤=수입차‘라는 공식을 깨고 출시 당시 목표로 세웠던 연간 판매목표 7천 대를 훌쩍 넘어섰다.
그랜저 디젤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앞으로 현대차의 디젤차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앞으로 아슬란 디젤모델도 출시하려고 한다. 제네시스 디젤 모델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또 지난달 출시한 쏘나타 2.0 터보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올해 판매목표를 수정했다. 당초 판매목표를 4200대로 잡았지만 반응이 좋아지자 5천 대 이상으로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