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정일우, '담배연기 없는 미래' 앞세워 아이코스 변호하다

▲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멀티를 소개하고 있다.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만들겠다. 다시 한 번 담배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아이코스3, 아이코스3멀티를 공개하면서 굳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기자간담회 내내 아이코스제품이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정 대표의 말은 정부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정치권으로부터 궐련형 전자담배를 놓고 일반담배와 유해성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흡연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식약처는 한국필립모리스 등이 판매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더 높게 검출됐다며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식약처가 아이코스의 유해성을 인정한 만큼 궐련형 전자담배에 더 낮은 세율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며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율 차이 때문에 국가 세수에서 다국적기업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담배 한 갑에는 3323원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3004원의 세금이 붙어 있다. 이 때문에 한국필립모리스 등 다국적기업에 사실상 그냥 내주는 세금이 수백억 원 수준에 이른다는 것이다.  

필립모리스가 정부와 정치권의 프레임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아이코스의 핵심적 시장으로 여겨지는 한국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 대표가 정부와 정치권의 의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코스는 현재 세계 42개국에서 판매되며 600만여 명의 고객을 확보해뒀다. 이 가운데 한국 고객 비중이 110만 명에 이른다. 한국필립모리스는 3천억 원을 들여 아이코스 전용 담배인 히츠공장도 한국에 세웠다. 아시아태평양에서 히츠를 생산하는 곳은 이 공장뿐이다. 

이 때문에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멀티를 가장 먼저 공개하는 나라로 한국과 일본을 선택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정 대표는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일반담배와 다를 바 없다고 발표한 식약처가 오히려 국민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일 수 있다고 항변했다.

정 대표는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가 똑같이 나쁘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맛이 더 좋은 일반담배를 피우게 된다”며 “정부가 이런 식으로 둘다 나쁘니까 아예 끊든지, 본인의 흡연에 따른 책임을 모두 짊어지든지 양자택일하라는 식의 정책을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늘Who] 정일우, '담배연기 없는 미래' 앞세워 아이코스 변호하다

▲ 아이코스3 제품 이미지.


한국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식약처에서 연구하고 실험한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코스를 사용하면 일반담배를 피울 때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9개 유해물질이 90% 줄어드는 것이 맞지만 식약처가 이런 내용을 빼고 타르 수치만 놓고 언급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를 문제삼아 1일 서울행정법원에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결과의 분석 방법과 실험 데이터를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것을 인정하고 일반담배보다 낮은 수준의 세율을 유지하며 사용을 유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아이코스가 42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모두 일반담배보다 낮은 세율을 아이코스에 적용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바꾸기 위해 전기차 세금을 깎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멀티가 높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며 한국 소비자를 잡기 위해 서비스센터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는 아이코스제품이 물량 부족 사태를 겪은 것을 놓고 “지난해 아이코스를 판매한 뒤 한국 소비자의 호응도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며 “지난해 한국 소비자의 호응을 생각해 많은 준비를 했으며 충분한 물량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올해 말까지 전국 서비스망 수를 현재 290여 곳에서 500곳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플러스는 11월15일부터는 전국아이코스스토어와 일렉트로마트에서, 12월부터는 CU와 GS25에서 판매된다. 아이코스3 가격은 13만 원, 아이코스3멀티 가격은 11만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