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핵심과제로 자본시장의 '파이 키우기’를 제시했다.
황 회장은 주식이나 펀드 등 장기투자에 면세하고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인하를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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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 회장 |
황 회장은 4일 취임식에서 “연기금이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규모를 키우고 펀드와 관련된 수요를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금리 환경에 놓인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사업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적용되는 규제를 갈라파고스 섬에 비유하며 금융당국에 규제완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정책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 있는 협회’를 공약으로 내세워 금융투자회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황 회장은 이날 취임식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투자상품에 부과되던 세금의 비과세나 일부 감면을 추진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았다.
황 회장은 “보험은 10년 이상 장기로 가입하면 세금을 면제받는 특혜를 누린다”며 “형평성은 물론이고 주식시장을 키우고 장기적 투자를 정착시키려면 주식이나 펀드에 장기간 투자할 때 면세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국민연금 등 정부기관에 대한 면세를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파생상품시장도 거래세 인하를 추진해 전반적 거래량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금융당국이 해외펀드 투자에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적용하는 데 대해 개인투자자가 해외주식이나 채권을 직접 거래하게 만들어 전반적 리스크를 높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회장은 “개인이 외국의 개별 주식종목에 제대로 투자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보다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며 “해외펀드를 분리과세해 직접 투자하는 것과 형평성을 맞추면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금융투자상품에 부과되던 세금을 없애거나 깎으면 주식시장이 활성화해 오히려 세수가 늘어난다고 본다.
그는 “자본시장 파이를 키우고 국민이 스스로 대비해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할 수 있게 되면 일시적 세수 감소는 장기적으로 충분히 보상되고도 남을 것"이라며 세수감소 우려를 일축했다.
황 회장은 “(3일 열린)범금융권 대토론회에서 정부의 금융 규제개혁 의지에 진정성이 있다”며 “규제개혁의 바람이 불 때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대토론회를 열어 규제개혁 과제를 모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