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와 관련한 다시 허익범 특별검사 조사를 받고 있다. 드루킹과 대질신문도 진행된다.
김 지사는 9일 오전 9시25분경 강남역 인근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하루 속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며 "그렇지만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왜 드루킹에게 정책 자문을 받았느냐고 묻자 김 지사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측에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안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시 한번 특검에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주길 당부드린다"며 "충실히 조사에 협조한 만큼 도정에 집중하도록 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날 9층에 마련된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장시간 신문을 받았는데 그의 동의에 따라 모든 진술은 녹화됐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하던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 및 묵인했다고 본다.
특검은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드루킹에게 일본의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제시하고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
김 지사는 6일에도 특검에 출석해 18시간에 걸쳐 밤샘 조사를 받았지만 신문사항이 방대한 탓에 검찰은 조사의 절반가량을 아직 진행하지 못했다.
김 지사는 1차 특검 조사에서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적이 있지만 킹크랩 시연은 본 적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드루킹에게 선거를 돕는 댓가로 공직을 제안했다는 의혹을 놓고도 사실관계가 왜곡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드루킹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으며 사용을 허락해달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옥중 편지'를 통해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특검은 이날 드루킹을 소환해 김 지사와 대질조사를 하기로 했다.
박상융 특검보는 "대질 조사의 필요성이 있어 드루킹을 소환했고 두 사람 모두 거부하지 않으면 대질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