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는 지난해 제약업계 최초로 연 1조원 매출 달성 기록을 유한양행에 내줬다.
그러나 녹십자는 업계 최초로 수출 2억 달러를 넘어서 위안을 삼았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올해 절치부심해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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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은철 녹십자 사장 |
녹십자는 12일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2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수출 2억 달러 돌파는 우리나라 제약사 가운데 최초다.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등 백신부문 수출이 6천만 달러로 2013년보다 60%나 성장하며 수출 2억 달러를 견인했다.
이로써 녹십자는 지난해 제약사 최초 연매출 1조 원의 금자탑을 유한양행에게 넘겨 준 아쉬움을 덜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녹십자가 지난해 3분기까지 62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연간매출이 8천500억~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녹십자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가 2억 달러 수출로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세계보건기구 산하 범미보건기구에 3800만 달러 독감백신을 수주한 것이 컸다. 복제약(제네릭) 판매에 치우쳐 있는 국내 경쟁사들과 달리 백신 수출이 늘어나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 독감백신 입찰 참여자격을 갖고 있는 세계 4기업 가운데 하나다.
혈액분획제재 수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혈액분획제재는 혈액성분 중 필요한 것만 분리해낸 것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나 혈우병환자 등에 사용된다. 세계 혈액분획제재 시장 규모는 약 20조 원으로 녹십자는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북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십자는 6일 미국에서 여섯 번째 혈액원을 개원했고 2017년까지 20곳으로 늘리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올 상반기에 캐나다에 혈액분획제재 공장을 착공해 2019년 완공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녹십자는 2013년 태국에 이어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혈액분획제재 플랜트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밖에도 중동과 남미 등 신규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허은철 사장은 지난해 말 새로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허 사장은 허영섭 녹십자 창업주의 차남이다.
허 사장은 5일 대표이사를 맡은 뒤 첫 신년사에서 “과거의 성취와 업적에 자만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녹십자의 진정한 저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녹십자 가족 모두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며 각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면 매출과 성장의 목표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