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사장이 러시아에 첫 발을 내딛으며 유럽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CJ대한통운은 러시아 굴지의 물류기업 페스코와 협력해 유럽 대륙으로 이어지는 북방 물류길을 개척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페스코와 협력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물류 서비스를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
페스코는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의 최대주주이면서 러시아 최대 민간 컨테이너 선사다. 여기에 화물열차만 1만7천여 대 보유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우선 페스코가 확보한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 러시아 내륙 철도 노선을 활용하고 중앙아시아에서 진행되는 대형 천연자원 관련 플랜트 시공사업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을 비롯해 CJ대한통운이 물류망을 확보한 곳에서 플랜트에 들어갈 설비를 공사 현장으로 운송하는 식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페스코와 맺은 협약은 현재 발표된 사업들 외에도 더 많은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페스코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다른 사업들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사장은 2020년까지 글로벌 5위 물류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2020년 그레이트 CJ, 2030년 월드베스트 CJ’를 추진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DHL과 페덱스 등 글로벌 선두권 물류기업들은 전 세계 220여개 국가에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기준 32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CJ대한통운으로서는 물류망 확대가 시급한 셈이다.
CJ대한통운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동 등 현지 물류회사를 인수하는 전략을 통해 물류망을 넓혀 왔다.
인수한 회사들이 확보한 물류망까지 흡수하며 실제 CJ대한통운이 상품을 운송할 수 있는 곳은 32곳 보다 더 늘어났다. 여기에 페스코의 물류인프라를 연결한다면 아시아 대륙에서 한층 더 촘촘한 물류망을 구축하게 된다.
박 사장은 유럽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을 통해 러시아와 연결할 수도 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인수합병 경험이 있는 만큼 이제는 조 단위 인수합병도 검토할 수준이 됐다”고 말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덩치 큰 물류회사도 넘볼 수 있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은 6조819억 원었는데 목표는 2020년까지 매출 25조 원을 내는 것이다. 큼직한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한 해 매출 25조 원 수준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은 회사의 확고한 의지”라며 “이를 위해 인수합병과 지분인수 등 다양한 해외 진출방안이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1954년 태어나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대우 무역부문에 입사했다. 재계에 얼마 남지 않은 대우 출신 CEO다. CJ그룹으로 넘어온 뒤 중국사업을 크게 성장시켜
이재현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이 CJ그룹에 인수된 뒤 2015년 CJ대한통운의 공동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에 올랐고 2016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