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표대결이 한국에서도 벌어진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롯데쇼핑을 분할합병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다룬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을 통해 안건으로 올라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의 기업가치가 신동빈 회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돼 평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 롯데쇼핑 제외 안건 두고 신동주 신동빈 표대결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을 분할합병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건이 3개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3개 회사 모두 신동주 전 부회장의 우호지분보다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이 더 많기 때문이다.
 

 
  신동빈 신동주, 롯데쇼핑 기업가치 놓고 주총 표대결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제과의 경우 롯데알미늄이 지분 15.2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신격호 명예회장이 6.83%, 신동빈 회장이 9.0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은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이 보호하고 있으나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인 사단법인 선이 지난달 주주권 대리행사를 법원에 요청한 만큼 법원의 판단에 따라 신 명예회장의 지분이 누구에게 유리할 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롯데장학재단 8.69%, 호텔롯데 3.21%, 대홍기획 3.27%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신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신동빈 회장과 계열사들이 들고 있는 지분이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보다 훨씬 많다. 롯데푸드의 경우 주요주주가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 모두 롯데그룹 계열사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3.96%에 그친다.

◆ 롯데쇼핑 기업가치 도마 위, 신동빈에 부담

그럼에도 롯데쇼핑의 기업가치가 자꾸 도마 위에 오르는 점은 신 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하는 10월1일까지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신동빈 신동주, 롯데쇼핑 기업가치 놓고 주총 표대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올해 들어 높은 상승세를 이어왔던 롯데쇼핑 주가도 최근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주가가 올라야 신 회장에게 유리하다.

신 회장이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고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주식 맞교환를 통해 롯데지주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신 회장이 4개 회사 가운데 롯데쇼핑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주가는 올해 들어 6월까지 40% 이상 올랐으나 6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주가는 한때 32만 원대까지 올랐다가 현재 26만 원대에 그친다.

롯데쇼핑은 2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실적악화는 어느 정도 전망됐지만 예상보다 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백화점부문에서 영업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