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우리은행 '51조 대어' 서울시금고 유치 맞짱, 정상혁 정진완 임기 말년 명운 건다

▲ 51조 원 규모의 서울시 살림을 관리할 차기 시금고 운영권을 두고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그래픽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51조 원 규모의 서울시 살림을 관리할 차기 시금고 운영권을 두고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정면 승부를 펼친다. 

서울시금고는 우리은행이 1915년부터 약 104년 동안 운영했는데 2019년 신한은행에 1금고 지기를 내줬고 2023년엔 2금고 지기까지 넘겨줬다.

이번 입찰은 단순 기관영업 경쟁을 넘어 ‘수도금고 지기’라는 상징적 지위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자존심 대결까지 더해진 만큼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월 중순 결과가 발표되는 서울시 1금고 경쟁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양강 구도로 좁혀졌다.

6일 마감된 서울시금고 지정 입찰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모두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금고에만 제안서를 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1금고와 2금고 모두 제안서를 제출했다.

서울시금고는 올해 예산만 51조 원대에 이르는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 금고로 은행권 기관영업의 핵심 요충지로 평가된다.

차기 시금고는 2027년부터 2030년 말까지 4년 동안 서울시 자금을 관리한다. 1금고는 일반·특별회계를, 2금고는 기금을 담당해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1금고 관리 자금만 약 47조 원에 달한다. 

금고 운영권을 확보하면 대규모 공공자금을 안정적으로 예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무원 급여통장과 산하기관 거래 등 부수 거래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도 시금고 운영에서 오는 상징성과 공신력 강화 효과가 강점으로 거론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1금고 자리를 놓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정면으로 맞붙는 것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모두 올해 임기 마지막 해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입찰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클 수 있다.

우리은행은 대한천일은행 시절이던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약 104년 동안 금고지기를 맡아온 만큼 서울시금고와 인연이 깊다. 다만 직전 2번의 입찰전에서 신한은행에 밀리며 1금고와 2금고 운영권을 모두 잃었다.

오랜 기간 지켜온 시금고 지위를 모두 내준 만큼 우리은행이 이번 입찰을 통해 탈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는 서울시금고 ‘종가’로서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적지 않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7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부행장 직속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서울시금고 입찰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오랜 기간 시금고를 운영해온 경험과 금고 운영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우리은행은 108년간 서울시금고를 운영하며 전산과 인력, 정보보호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왔다”며 “서울시 예산을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 운영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11개 금고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간편결제 등 6개 결제수단을 연계한 금고시스템도 도입했다. 

더군다나 우리은행은 1분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다.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지만 실적에서 아쉬움을 남긴 만큼 서울시금고 탈환이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도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51조 대어' 서울시금고 유치 맞짱, 정상혁 정진완 임기 말년 명운 건다

▲ 서울시금고 1금고 경쟁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양강 구도로 좁혀졌다. <연합뉴스>


신한은행 역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4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한 가운데 1분기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며 리딩뱅크 경쟁의 기선을 잡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시금고 지기를 수성한다면 리딩뱅크 이미지를 더욱 단단히 할 수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11월 26개 부서, 91명 규모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제안 경쟁력 강화와 정책 연계 사업 발굴 등을 중심으로 서울시 맞춤형 전략 마련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8년 동안 서울시금고를 운영하며 전용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효율성과 정보보안 수준을 높여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지원금과 민생지원금 지급 지원, 공공배달앱 ‘땡겨요’ 협약 참여 등 서울시 정책 사업을 수행해온 경험도 적극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연금과 전산망 구축 등 그동안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 운영을 위해 투입한 비용만 6천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한 비용과 공력을 들여 기반을 닦아온 만큼 정 행장으로서도 이번 입찰에서 수성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서울시는 업계 전문가와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금고지정심의위원회 평가를 거쳐 5월 중순 차기 금고 은행을 선정한다. 프레젠테이션(PT) 발표는 12일 예정돼 있으며 항목별 평가 결과 최고 점수를 받은 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 

평가 항목은 금융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대출·예금 금리(20점), 시민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 능력(28점), 지역사회 기여 실적(7점), 녹색금융 이행 실적(2점) 등 6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