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수익률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가운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가장 적다. 
 
[오늘Who] NH농협은행 'DB' 지키고 'IRP' 늘리고, 강태영 퇴직연금 5대 은행 판도 흔들기 시동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앞세워 시장 내 입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 NH농협은행 >


강 행장은 수익률 제고를 위한 운용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형 연금으로 평가되는 기금형 퇴직연금도 선제적으로 준비하며 5대 은행의 판도를 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비교공시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1분기 5대 은행 가운데 직전 분기 대비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농협은행의 1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7조3049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보다 2.19%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시장 성적표를 보면 5대 은행 가운데 2%대 성장률을 달성한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하나은행(1.91%), KB국민은행(1.85%), 신한은행(1.61%), 우리은행(1.32%) 등 다른 은행들은 모두 1%대 성장하는 데 그쳤다.

농협은행이 5대 은행 가운데 직전 분기 대비 퇴직연금 성장률 1위를 차지한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14개 분기 만이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2023년 7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등으로 점유율 경쟁이 한층 격화됐는데 농협은행은 그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 1위에 올라선 것이다. 

특히 DB형 적립금 감소폭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IRP 적립금 규모를 크게 늘린 점이 눈에 띈다. 

농협은행의 1분기 DB형 적립금은 전 분기 대비 1.81% 감소했다. 신한은행(-3.61%), KB국민은행(-3.36%), 우리은행(-3.28%), 하나은행(-2.92%) 등과 비교해 가장 적게 줄었다.

반면 IRP 적립금은 12.04% 늘어나며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나은행(7.08%), 신한은행(6.92%), 우리은행(6.69%), KB국민은행(6.03%)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퇴직연금시장은 전통적으로 비중이 컸던 DB형 비중이 줄어들고 확정기여(DC)형과 IRP 중심으로 구조가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DC형과 IRP는 가입자가 직접 자산을 굴려 운용역량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달리 DB형은 기업이 퇴직금을 관리하고 퇴직 시 확정된 퇴직금을 준다는 점에서 구조적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수익률 중심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4년 10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계좌 이동의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사업자 간 경쟁 구도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잦은 이직으로 개인형 계좌 수요가 늘어난 데다 IRP 세제 혜택과 자본시장 제도 개선으로 DC형·IRP 운용 환경이 한층 수월해진 점도 이러한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농협은행은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빠른 성장세를 구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늘Who] NH농협은행 'DB' 지키고 'IRP' 늘리고, 강태영 퇴직연금 5대 은행 판도 흔들기 시동

▲ 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 5대 은행 가운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성장의 배경에는 수익률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농협은행은 2026년 1분기 기준 DB형·DC형·IRP 모든 부문에서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 1위를 차지하며 수익률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보면 DB형 수익률은 16.32%를 기록해 2위인 KB국민은행(11.37%)을 비롯해 신한은행(4.40%), 우리은행(2.61%), 하나은행(2.14%) 등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DC형과 IRP 수익률 역시 각각 24.92%, 24.82%로 집계돼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강 행장의 퇴직연금 사업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행장은 자산관리(WM) 특화 점포 ‘NH올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100곳으로 확대하고 전문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등 조직 전반의 자산관리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 왔다. 

조직 개편을 통한 체계 정비에도 나섰다. 올해 1월 기존 WM사업부를 WM사업부와 투자상품부로 분리해 고액자산가 관리와 우수고객 전략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아울러 IRP 수익률 제고를 위해 디지털 자산관리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었다. 그 결과 IRP 비대면 판매 비중은 2024년 말 51.4%에서 2025년 6월 말 72.2%로 높아졌다. 

지난해 6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전략을 포함한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강 행장은 미래형 퇴직연금으로 평가되는 기금형 퇴직연금에도 힘을 주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지주 차원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을 아우르는 ‘기금형 퇴직연금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그룹 차원의 ‘삼각편대’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기업이 퇴직연금을 노사 합의로 설립된 독립 수탁법인(비영리재단)에 맡기는 제도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현재 정부 주도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1분기 말 5대 은행의 적립금 규모를 보면 신한은행이 54조7391억 원으로 가장 많고 KB국민은행(49조3510억 원), 하나은행(49조3037억 원), 우리은행(31조7121억 원)이 뒤를 이었다. 농협은행은 27조3049억 원으로 신한은행의 절반 수준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IRP 수익률은 5대 은행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안정적 적립금 운용 역량을 입증했다”며 “고객 자산을 책임감 있게 운용해 시장 신뢰를 확보한 성과로 생각하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 연금 서비스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