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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이 고물가 국면에서 균일가와 신상품을 앞세워 불황형 소비 수요를 붙들고 있다.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상품으로 다시 찾게 만드는 전략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원가 부담이 커지는 환경에서도 가격 인상보다 내부 효율화에 먼저 무게를 두며 다이소식 생존 공식을 이어가고 있다.
▲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사진)이 고물가 국면에서 균일가와 신상품,내부 효율화를 앞세워 불황형 소비 수요를 붙들고 있다.
10일 유통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다이소는 고물가 국면에서 가격 경쟁력과 상품 다양성을 함께 앞세우는 전략을 펴고 있다.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장점과 매장 방문 동기를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이소는 우선 소비자의 선택을 붙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가격표가 분명한 균일가는 경기다 불안할수록 소비자에게 더 강한 흡인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다이소는 500원, 1천 원, 1500원, 2천 원, 3천 원, 5천 원 등 6가지로 구성된 균일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아무리 비싸도 5천 원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소비자들은 다이소를 일상용품을 구매하는 채널로 사용하고 있다.
다이소가 고물가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여기서 나온다. 지갑을 닫는 소비자에게는 낮은 가격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은 신상품 출시도 강화하고 있다. 가격만 싸고 상품 구색이 단조로우면 소비자의 발길은 오래 이어지기 어렵다. 반면 다이소는 다양한 카테고리와 빠른 상품 교체로 매장 방문 이유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 다이소는 매달 600종 안팎의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패션,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 하지 않던 분야로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니즈가 높은 것을 발굴해 균일가에 맞춰 제품을 기획하는 것도 특징이다.
올해 초 품절대란을 일으켰던 5천 원대 바람막이와 3천 원대의 고가 화장품 '리들샷', 5천원 이하의 건강기능식품, SPA브랜드 '베이직하우스'와 손잡고 5천 원에 선보인 순면 티셔츠 등도 이러한 노력의 하나다.
생활비를 줄이면서도 필요한 물건과 작은 만족을 챙기려는 소비자에게는 다이소의 다양한 상품 구색이 매력적일 수 있다.
박 회장의 전략을 보면 균일가 정책과 신상품 출시 전략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전략의 성패는 수익성 방어에 달려 있다. 소비자가 몰려도 원가가 함께 뛰면 저가 유통업체의 수익성이 쉽게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 전쟁 탓에 국내 제조업체들의 주요 원재료 단가가 높아지는 현상을 보이면서 다이소 역시 기존의 균일가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수 없지 않겠냐는 시선도 나온다. 기존 균일가로는 도저히 수익성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이소가 가격과 상품만이 아니라 내부 효율화를 함께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다이소는 고물가 국면에서 가격을 지키는 방식으로 내부 효율화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다이소 명동역점. <비즈니스포스트>
다이소는 가격을 지키는 방식으로 내부 효율화를 제시하고 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운영 과정에서 새는 비용을 더 아끼는 쪽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어려움은 있을지언정 균일가는 끝까지 지킬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효율화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도입한 최첨단 물류 허브센터도 비용을 줄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다이소는 수천억 원을 투입해 용인 남사와 부산에 축구장 수십 개 크기의 최첨단 물류 허브센터를 구축했다.
다이소는 남사허브센터 구축 5년 뒤인 △2018년 1조9786억 원 △2019년 2조2362억 원 △2020년 2조4216억 원 △2021년 2조6048억 원 △2022년 2조9468억 원 △2023년 3조4301억 원 △2024년 3조9689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4조5천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되며 매출 5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격을 고정한 채 품질을 높이는 것은 수익 구조상 불가능에 가깝지만 이 모순을 '물류 혁신'으로 돌파한 것이다.
상품 운영 방식도 이런 비용 통제와 연결된다. 다이소는 상품의 본질적 가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불필요한 디자인과 패키지를 최소화한다.
약 1600개의 지점을 활용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도 효율을 높이고 있다.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크게 쓰지 않는 점도 비용 절감 요소로 꼽힌다.
원가 상승과 비용 부담은 다이소에 처음 닥친 돌발 변수가 아니다. 과거에도 경제 위기 때마다 비용 부담이 생겼지만 그때마다 다이소는 가격 인상보다는 내부 효율화에 무게를 두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번 고물가 국면에서도 같은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균일가를 30년 가까이 해왔고 원가를 지키는 것은 늘 힘들었다"며 "하지만 다이소는 매년 모든 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균일가를 지켜왔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