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바른 리더의 역할은 어떤 모습일까.

'전략보다 ‘지금, 여기’였다'를 읽으며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서평] 리더십은 전략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시작된다

▲ 오소윤 오가논 말레이시아 대표이사.


지난 28년 동안 다양한 리더를 상사로 모셨고 28세에 처음 매니저 역할을 맡은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리더로 살았다. 조직에서 리더는 단순한 직책이 아니라 끊임없이 판단하고 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글로벌 조직에서 일하며 여러 번 경험한 사실이 하나 있다. 아무리 정교한 전략과 계획이 세워져 있어도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리더의 태도와 행동이라는 점이다. 방향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다. 리더가 현장의 문제를 이해하고 구성원과 함께 해결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조직은 앞으로 나아간다.

'전략보다 ‘지금, 여기’였다'는 바로 이 지점을 말하는 책이다.

많은 리더십 관련 책이 전략과 비전, 구조를 강조한다. 하지만 이 책은 리더십을 거창한 개념이나 이론으로 설명하기보다 실제 현장에서 리더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저자의 성공 경험뿐만 아니라 실패 순간까지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것이다. 많은 리더십 관련 책이 성공한 이야기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실패의 순간에도 자신의 선택과 그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고 이후 어떻게 판단했는지 솔직하게 다룬다. 덕분에 독자는 단순히 성공 사례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실제 리더가 겪는 고민과 배움의 과정을 함께 따라갈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저자의 리더십은 계획 단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리더가 높은 위치에서 방향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 과정에 들어가 함께 고민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반복해 등장한다. 이러한 리더의 태도는 조직 구성원에게 지시 이상의 신뢰를 만들어낸다. 리더가 현장을 이해하고 함께 해결하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조직의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책의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가 닿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정리된 성공담이 아니라 시행착오와 배움의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과 조직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훨씬 빠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전략보다 ‘지금, 여기’였다'는 리더십이 특정 성격이나 카리스마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태도와 선택의 축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략이 중요하지만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힘은 ‘지금 이 순간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에서 비롯된다. 이 책은 리더의 작은 결정과 실행이 조직의 문화와 방향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차분하지만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책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리더로서 어디에 서 있는가. 그리고 내가 내리는 선택과 행동은 조직과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전략보다 ‘지금, 여기’였다'는 새로운 리더십 이론을 제시한다기보다, 이미 알고 있지만 자주 잊고 지냈던 리더십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전략은 방향을 제시하지만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리더의 행동이다. 그래서 ‘지금, 여기’라는 말은 리더에게 가장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소윤 오가논 말레이시아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