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문가를 영입해 관련 사안을 직접 챙긴다.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기조 강화에 대응해 소비자보호가 4대 은행의 경영 핵심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 은행 소비자보호 경영 핵심전략으로, 이사회서 '전문가'가 직접 챙긴다

▲ 4대 은행이 이사회에 소비자보호위원회를 구축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3월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4대 시중은행은 모두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 관련 위원회를 갖추게 됐다.

KB국민은행은 25일, 신한·우리은행은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설치했다.

하나은행은 2021년부터 운영해 오던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이번에 소비자보호위원회로 격상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하나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소비자보호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하나은행은 그룹의 소비자보호 강화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위원회를 한층 강화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소비자보호 관련 의사결정의 무게중심이 이사회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사후 민원·분쟁 대응 위주의 기존 방식을 벗어나 상품 기획부터 판매 및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이사회가 관여하는 ‘사전 예방적 거버넌스’가 구축됐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은 금융지주보다 은행에서 먼저 나타났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둔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소비자보호가 상품 판매와 직결된 영역인 만큼 실질 고객 접점이 넓은 은행부터 거버넌스를 구축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감독원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와 맞물려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소비자보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감독당국의 평가 체제도 더욱 정교해졌다. 올해부터 소비자보호 실태 평가 주기가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됐다. 평가 항목도 핵심성과지표(KPI)와 내부통제, 민원 처리 등까지 확대되면서 감독 기준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더군다나 평가 결과를 검사와 제재에 직접 연계하는 방안까지 거론되면서 업계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당국의 실행 의지가 상당히 단단하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소비자보호가 단순 구호를 넘어 실질 경영과 성과 평가와 연결되면서 실행력을 높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거버넌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4대 은행 소비자보호 경영 핵심전략으로, 이사회서 '전문가'가 직접 챙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대상 연례 업무설명회'에서 소비자보호를 중심으로 한 감독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위원회 설치와 더불어 임직원 핵심성과지표에 소비자보호 관련 평가 항목을 확대하고 부적정 판매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내부 관리 체계 전반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사회 인적 구성에서도 소비자보호 전문성이 반영된 인사가 이어졌다. 

각 은행의 소비자보호위원회에는 소비자보호 관련 전문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을 제외한 3곳은 이번 주총을 통해 소비자보호 관련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영입했다. 기존 소비자보호 관련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른 조치다.
 
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과정에 참여한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하나은행은 주소현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신한은행은 소비자보호 분야 경험을 갖춘 윤준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우리은행은 기존부터 은행연합회 소비자보호 상무이사 출신 이경희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보호는 향후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라며 “소비자보호를 경영 핵심과제로 보고 관련 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