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연구원이 24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로봇·전기차·자율주행·배터리 산업이 한국보다 우세한 것으로 평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산업연구원은 24일 발간한 '첨단산업의 한·중 경쟁력 분석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로봇·전기차·자율주행·배터리 부문의 연구개발과 공급망 구축, 생산·서비스와 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체인) 측면은 한국보다 중국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리커창 당시 총리가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전략의 주요 업종에 해당하는 로봇·전기차·자율주행·배터리 등의 첨단제조 산업은 2015년부터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산업의 경우 중국은 로봇 하드웨어 분야에서 이미 '기술 자립'과 '공급망 완결성'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산업용 로봇 부문 국산화율은 2024년 기준 54%로, 기존 목표였던 70%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감속기·서보시스템·컨트롤러 등 세부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은 50% 이상을 기록해 목표치를 달성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가장 빠르게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청소·서빙·물류 등에 활용하는 서비스 로봇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제조 2025'에서 제시한 전체 자동차 판매 대비 전기차 비중 20% 목표를 이미 2024년 초과 달성했다.
2024년 중국의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45.3%로 기존 목표의 두배를 웃돌았다. 해당 수치는 배터리식·플러그인·하이브리드연료전지 전기차를 포함한 기준이다.
한국의 전기차가 해외시장 진출 능력과 배터리 서비스, 사후 유지보수 등 분야에서는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의 전기차가 품질 우위를 유지하며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대응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분야는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개 분야를 제외한 모든 영역과 특히 소재·부품 조달 측면에서 중국의 우위가 확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가운데 레벨3 이하 반자율주행시스템 탑재 비율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고 레벨4 이상 완전자율주행시스템 탑재 비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차량 탑재 광학시스템과 고정밀 지도 달성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소재·부품 조달과 중국 내수 시장 수요도 중국의 우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터리 산업에서 중국의 리튬배터리는 소재부터 장비에 이르는 모든 공정에서 90%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했으며, 특히 핵심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100% 국산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배터리 연구개발 역량과 장비 조달 능력, 해외 수요도는 중국과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서비스 지원은 중국보다 우세한 것으로 평가됐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확고한 가격경쟁력 우위와 공급망 내재화 등은 우리 산업에 공통적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제는 중국을 '경쟁적 협력'과 '전략적 활용' 파트너로 인식할 때"라며 "특히 전기차·배터리 등은 이미 제3국시장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 중이라 수출 시장 다변화 전략도 중국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쉽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거대한 산업 규모와 공급망 등을 활용하기 위한 대중국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을 더 이상 단순한 생산기지나 판매 시장으로 보지 않고 '학습 환경'으로 재정의해 한국의 기술·제품·공정·알고리즘을 빠르게 검증하고 반복 실험하는 시험 인프라로 활용할 것을 제언했다. 강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