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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 스틸이미지. |
미국과 일본에서 건너온 애니메이션 2편이 극장가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너의 이름은'에 이어 ‘모아나’가 상륙해 쌍끌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너의 이름은'과 모아나가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너의 이름은'은 개봉 이후 9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재패니메이션의 저력을 과시했다. 디즈니 모아나도 개봉과 동시에 높은 예매율로 '너의 이름은'을 바짝 추격하고 나섰다.
두 편 모두 미국과 일본의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이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지만 국내 영화순위 상위권을 애니메이션 영화가 독차지한 건 드문 일이다.
'너의 이름은'은 누적 관객수 170만 명을 넘기며 역대 일본애니 최고 흥행작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기록 301만여 명 기록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영화는 흥행질주에 힘입어 인기 컨텐츠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태세를 보인다. 동명 원작소설 ‘너의 이름은’과 영화 뒷이야기를 담은 특별판 ‘너의 이름은 Another Side : Earthbound’이 국내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겨울왕국’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하려는 디즈니의 야심작 모아나도 애니메이션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모아나는 저주에 걸린 모투누이 섬을 구하기 위해 나선 부족소녀 모아나의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너의 이름은'과 모아나는 두 편 모두 폭넓은 관객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참신한 스토리에 더해 탁월한 영상미까지 갖춰 애니메이션이 아동용이라는 편견을 깨고 성인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 장르의 최대장점은 자유로운 표현력이다.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과 영화 기술력이 눈부시게 향상되고 있지만 영화적 상상력에서 애니메이션을 따라잡는 데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이 돌풍을 일으킨 요인으로 참신한 발상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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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 포스터. |
'너의 이름은'은 도시 소년과 시골 소녀의 몸이 바뀐다는 설정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요소를 갖췄다. 남자와 여자의 성 정체성 외에도 도시와 시골, 과거와 현재의 대비 등 다양한 서사적 변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니메이션의 명가답게 일본적 정교한 사실성이 아름답고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도 참신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캐릭터의 진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어공주’의 아리엘, ‘알라딘’의 자스민, ‘뮬란’의 뮬란,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 등 끊임없는 여성 캐릭터의 진화가 모아나에서도 여전히 이어졌다.
디즈니 영화 속 여성성은 페미니즘이나 인종주의적 관점에서 비판적 읽기가 자주 시도될 정도로 논란도 적지 않다. 이번에 창조된 모아나는 폴리시아 섬에서 나고 자란 유색인종이자 소수부족 출신이다.
배경이나 외모면에서 동양적 여성 캐릭터로 나온 뮬란이나 자스민 공주의 계보를 잇는다고 볼 수 있다. 여성으로서 한계에 안주하지 않고 용기있게 모험을 떠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판 여성 캐릭터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또 남성 조력자의 등장도 여전한데 다만 이번엔 신화의 영웅을 연상하게 하는 ‘반신반인’이다. 캐릭터의 답습과 진화를 비교해 보는 것은 물론 디즈니의 CG기술력 수준을 보는 재미도 큰 영화다.
조인성 정우성 주연의 '더 킹'과 현빈 유해진 주연의 '공조' 등 투톱 남자배우를 앞세운 한국영화 2편이 18일 개봉을 대기하고 있다. 한국영화로 600만 관객을 넘어선 뒤 뒷심이 빠진 마스터를 제외하면 당분간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 질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