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드업계에서 법인카드 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계열 은행 시너지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지주계 카드사(신한·KB·하나·우리)들 모두가 업계 선두를 지향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기업영업 역량을 강화해 하나카드의 핵심 사업인 법인카드 부문 성장세를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
 
하나카드 '점유율 1% 접전' 법인카드 시장서 약진 시도, 성영수 기업영업 힘 싣는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법인카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카드>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주계 카드사 4곳은 법인카드 시장에서 점유율 1% 이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1~5월 누적 기준 법인신용카드 이용금액(구매전용제외) 점유율은 KB국민카드가 16.01%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나카드 15.93%, 신한카드 15.47%, 우리카드 15.26% 순서로 뒤를 잇는다.

법인카드 시장은 카드업계 주요 격전지로 자리를 잡았다. 카드사 핵심 수익원인 가맹점수수료율이 계속 내리면서 오히려 법인카드 매력도가 높아져서다.

법인고객은 개인고객보다 카드 이용금액이 큰 만큼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제공 가능한 카드사 혜택이 제한돼있어 수익성 강화에도 유리하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용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이 카드이용액의 0.5%를 넘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법인카드 시장은 ‘한 끗’ 차이로도 점유율 판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법인카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의 법인카드 부문 경쟁력 강화 전략은 ‘진성영업’이다.

진성영업은 일시적으로 성과를 내는 영업이 아니라 고객과 회사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는 영업을 뜻한다.

법인카드 부문에서 예를 들면 한두 달만 반짝 사용되는 카드를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객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카드 관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을 보인다. 발급·모집 비용만 반복적으로 들어가는 영업 행태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허수의 고객을 관리하기 위한 역량을 ‘진성’ 고객에 집중할 수도 있다.

성 사장의 진성영업 전략은 성과로도 나타난다.

올해 1~5월 누적 기준 하나카드의 법인신용카드 이용금액(구매전용제외)은 7조6508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조4815억 원보다 1693억 원 늘었다.

법인신용카드 이용금액에 포함되는 ‘일반’ 항목과 국세·지방세 등 ‘세금’ 항목을 나눠서 보면 진성영업의 효과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같은 기간 세금 항목 이용금액은 3112억 원 줄었으나 일반 항목은 4806억 원 늘었다.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소비하는데 하나 법인카드를 많이 이용했다는 뜻이다. 그 결과 하나카드가 전체 법인신용카드 이용금액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기도 했다.

전업카드사 8곳 가운데 하나카드가 올해 들어 법인 회원 수를 가장 많이 늘렸다는 점도 법인카드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5월 말 기준 하나카드 법인 회원 수는 25만1천 명다. 2024년 말 24만5천 명보다 6천 명 늘었다.

성 사장은 하나카드의 주요 성장축인 법인카드 부문 성장을 위해 조직 차원에서도 힘을 실어줬다.

성 사장은 취임 뒤 조직개편에서 하나카드는 영업그룹장에게 기업본부장을 함께 맡겼다. 기업영업 관련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됐다.
 
하나카드 '점유율 1% 접전' 법인카드 시장서 약진 시도, 성영수 기업영업 힘 싣는다

▲ 하나카드의 기업카드 상품. <하나카드 홈페이지 갈무리>


기업영업은 성 사장이 강점을 가지는 부문이기도 하다. 성 사장은 하나은행 기업투자금융(CIB)그룹장, 기업그룹장 등을 지내 ‘기업금융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말 성 사장을 하나카드 대표로 내정하면서 “하나은행에서 다년간 기업 영업 부문과 외환 부문 경력을 축적했다”며 “이를 토대로 하나카드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법인카드 시장과 트래블로그 등 글로벌 관련 상품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의 주요 경쟁력으로 하나은행 등 계열사 시너지가 꼽히는 점도 성 사장의 성과 기대감을 높이는 지점이다.

성 사장은 하나은행에서 일하면서 하나금융지주 그룹CIB부문장, 하나증권 IB그룹장을 겸임했다.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계열사 협업을 추진할 것으로 여겨진다.

하나카드는 계열사의 법인 고객을 하나카드 고객으로 유치해 법인 고객층을 확대를 노리고 있다.

성 사장 역시 하나카드의 주요 사업인 법인카드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성 사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사업 확장의 속도를 더하겠다”며 “그룹 핵심역량을 집중해 성장해 온 기업카드 부문은 일반매출 중심의 진성 영업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